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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현의 보석이야기] 10월의 탄생석 '오팔'

가을은 역시 산과 들이 울긋불긋 변화하는 아름다운 색으로 느끼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을 단풍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이런 완연한 가을 10월의 탄생석은 마치 작은 무지개를 보는 것과도 같은 아름다운 색깔을 간직한 신비스러운 오팔, 그 안에는 하늘의 신비가 담겨 있다. 무지개 모양, 불꽃놀이 모양, 번개 모양의 신비로운 자연이 오팔을 살짝 움직일 때마다 생명을 얻는다. 오팔은 오랜 역사를 가진 보석이다. 로마의 사학자 플리니는 오팔이 모든 보석의 아름다움을 복합한 아름다움을 띠고 있다고 서술하였다. "오팔에는 루비보다는 부드러운 불꽃이, 자수정의 밝은 자주색이, 그리고 에메랄드의 바다빛 그린색이 있다. 이 요소들이 놀라울 정도의 조화를 이루며 빛나고 있다. 오팔의 황홀함은 화가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색채나, 유황불이나 기름으로 돋운 불꽃에 맞먹는다." 돌 속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찬란한 빛깔은 오팔이 아닌 다른 보석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팔은 그리스어의 오필리오스(opalios)에서 온 말로 귀한 돌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집중력을 높이고 정신적인 영감을 강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의지력, 환희, 안락을 상징한다.

일반 보석들과 시각적인 느낌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는 보석 오팔을 표현한 글 중에 '요정이 일곱 빛깔 무지개빛 물감을 파렛트에서 털어내어 만들어낸 아름답고 신비로운 빛깔의 보석이 오팔'이라는 구절이 있다. 오팔에 대한 아주 정확하고 낭만적인 표현이다.

오팔 원석에는 다양한 색상과 종류가 있는데, 기본 색상이 백색 또는 무색인 경우가 많고 투명 또는 반투명이다. 백색이 기본인 경우에는 화이트 오팔이라 하고 가격대는 오팔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무색을 기본으로 하는 젤리오팔과 오렌지 칼라의 파이어 오팔은 투명에 속하고 반투명의 블랙 오팔이나 볼터 오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중 가장 단단하고 화려한 무지개빛 색을 발하는 최고의 오팔은 블랙 오팔로 주로 호주가 대표적인 생산국이다. 돌 중에 무지개빛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 오팔이라는 이름의 보석으로 통용되는데, 오팔을 움직여 방향을 바꾸어 보면 갖가지 색으로 빛나 보이게 된다.

원석의 색깔에는 무색, 황색, 갈색, 녹색, 청색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양질의 오팔일수록 적색의 유색이 들어 있어야 하고 세 가지 이상의 유색이 들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얇게 연마된 것보다는 두껍게 연마된 오팔이 가치 보존도 높다.

같은 종류의 오팔이라도 유색효과의 아름다움에 따라 가치가 틀려진다. 오팔의 가치를 따질 때는 그 칼라와 유색효과의 무늬를 잘 살펴본다. 보통 붉은 색 유색효과는 가장 가치가 나간다. 보통 붉은 색을 띄는 오팔은 오팔을 살짝 돌려가면서 보았을 때 무지개의 일곱 색깔을 모두 띠고 있기 때문이다. 유색효과의 무늬도 가치를 좌우한다. 보통 큰 면적의 유색효과가 작은 유색효과 여러개 보다 가치가 나간다.

이렇게 아름다운 오팔을 소장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보석 자체가 5~10%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수분이 없어지게 되면 균열이 생겨 표면이 흐려진다. 그러므로 오팔은 깨어지기가 쉽고 또 열에 약하여 전등이나 일광에 오래 방치하면 수분이 증발하여 변색될 수 있다. 이런 때는 꿀이나 기름 속에 넣어서 다시 수분을 흡수케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원석을 회복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팔을 결혼 예물로 꺼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손거울이 깨지면 불행이 온다는 미신을 믿는 것과 같이, 수분이 증발하여 오팔이 갈라지거나 깨지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본다.

그러나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다섯 딸들의 결혼선물로 오팔을 주고, 그 후 딸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면서 오팔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되었다.

무지개빛의 특별한 보석 오팔, 올 가을에는 그 매력에 빠져보는 게 어떨까.

최우현(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금속장신구 디자인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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