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진빠바오판(什錦八寶飯)에 가입하세요." 요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인사말이다. 인터넷 검색순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후꺼(胡哥)' '바오바오(寶寶)' 두 스타의 팬클럽 사이트, 이 정체 분명한 스타에 대한 갑작스런 쏠림현상에 네티즌 스스로도 믿지 못할 만큼 경악하고 있다.
스진빠바오판은 스진판(什錦飯)과 빠바오판(八寶飯)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팬클럽의 명칭이다. 스진판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진'(錦)을 딴 것이고 빠바오판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바오(寶)를 따서 만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음식에 빠바오판(팔보밥)과 스진판(십금밥)이 있다. 빠바오판은 찹쌀 은행 호두 백합 대추 건포도 산사 연자육을 섞어 지은 밥이고, 스진판은 여기에 과당을 뿌리고 앵두를 얹은 것이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명칭과 관련해서 일부 네티즌들 가운데 해물, 야채 등 여러 가지를 썩어서 만든 스진면(什錦面)도 있고, 죽(粥)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밥이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이도 있다. 이에 대한 스진빠바오판의 주도 그룹인 1980년대 후반 출생한 네티즌들의 대답이 재미있다. "질문을 한 사람은 분명 1960년대 이전 출생자일 것이다. 아니면 문맹임이 분명하다. 판(飯)은 영어 fan과 음이 같은데 추종자, 숭배자라는 뜻이다."
'후꺼(胡哥)'와 '바오바오(寶寶)'라는 호칭이 더 이슈다. 중국 역사 이래 언감생심 일반 백성이 황제를 형이라 부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후꺼(胡哥) 타오꺼(濤哥) 타오타오(濤濤) 바오바오(寶寶)는 분명 무례이고 반역이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호칭은 의미가 크다. 별로 친하지 않는 사이이면 상하를 막론하고 이름을 부른다. 형(哥)이라는 호칭은 친척이나 아니면 그에 못지 않게 친한 연장자의 성이나 이름 마지막 글자에 붙여 부르는 편한 존칭어이다. 마지막 글자를 반복해서 부르는 방법은 일종의 애칭이다.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 또는 연인 사이의 호칭법이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에게 붙인 어르신, 아버지를 지칭하는 라오예즈(老爺子)는 아주 친근한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다.
두 스타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극성이다. 최근 두 달 동안 인터넷사이트 접속 건수가 80만건이 넘고 그 중 리플을 단 네티즌도 1만명이 넘는다. 오가는 내용도 심상치 않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화제로 삼고 있다. 타오꺼가 어떤 손님을 만나고, 바오바오가 어디에 가는지, 그들의 강연 내용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오늘 타오꺼의 옷차림이 어떤지, 바오바오가 토마토달걀볶음을 먹는지도 논쟁거리이다. 첨부파일 중에는 두 사람의 젊은 시절 합영사진도 있고, 회의에서 함께 건배하는 사진도 있다. "후꺼원꺼, 신체보중하소서." "타오타오는 진짜 미남이다. 바오바오도 뒤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거의 우상숭배의 수준이다.
'타오타오, 바오바오'라 칭하는 네티즌에 대해 말들이 많다. 문화대혁명시기만 해도 '마오쩌둥의 한마디가 만인의 목소리보다 더 위대하다'(一句頂一万句)던 중국이었다. 덩샤오핑의 시기에도 최소한 '샤오핑 니하오(小平■好)'라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국인들이 국가주석과 총리를 보통사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스진빠바오판 팬클럽 멤버들은 대부분 1980년대 후반 출생한 세대들이다. 악감정은 없다. 대화방의 내용을 보면 호칭을 제외하고는 극도의 존경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들 스스로 신세대 젊은이들이고 국사와 가사, 그리고 천하의 일에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애국이며, 일종의 조류이고 유행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분석이다. '새로운 정치문화의 태동이다. 21세기 정치가들의 권위는 인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우상적 기질에서 비롯된다. 이는 가식적으로 만들어진 숭배나 조작된 지지가 아니라 인민들의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어야 한다. 우상은 인심을 응집시키고, 인심의 응집은 국가인식과 사회응집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인민의 이익보장과 친근감을 증폭시키는 국가지도자의 행위는 바로 애국이다.'
이정태(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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