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3포인트 빠진 1,241로 장을 마감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0원 떨어진 1,309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이 예상외의 안정세를 보인 것은 다행이다. 문제는 중간 과정에 엄청난 진통이 있었다는 점이다. 환율은 한때 1,460원까지 올랐다가 1,225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루 변동폭만 235원에 달했다. 주가도 개장 직후 100포인트 이상 빠지며 한때 1,200선이 무너져 사이드카(일시적 거래정지)가 발동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기관들이 개입할 것이란 소식에 낙폭을 크게 줄였다.
어제 환율 안정은 대기업의 역할이 컸다. 환투기 세력을 적발하기 위해 외화 거래 내역을 확대조사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밝혀지면서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에 깊이 개입한다는 일부의 비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비정상적인 과잉수요 세력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발 빠른 태도는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기업의 행동이 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적 위기에 정부.기업.국민이 따로 있을 수는 없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일본 증시는 9.6%나 내려앉았다. 중국도 3.5% 하락했다. 미국 증시도 개장 직후 7% 이상 폭락했다가 전날 종가를 넘어서는가 하면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등 심한 혼조세를 보였다. 따라서 위기 극복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주말에 G7 재무장관들을 백악관으로 긴급 초청하고, 한국이 포함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연석회의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긴급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증권 유관 기관들이 4천억 원 이상의 공동펀드를 조성, 투자를 촉진하고 매도를 자제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잠시나마 국내 외환 시장 안정세를 보인 것은 상당한 수확이다. 이미 아이슬란드는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저력 있는 나라"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보도했다. 우리 스스로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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