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가 하나뿐이지만 몰고 온 차에서도 자고 했으니 문제 없다 아입니까. 직장에는 잘릴 각오로 휴가를 내고 빠져나왔습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6시간 정도 앞둔 11일 오전 8시. 이날 경기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벌써 수백명의 팬이 줄을 선 가운데 매표소 옆 맨앞에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운 사람들은 롯데 팬 모임 '사직 일빠' 회원들이었다. 김균일(30)씨와 회원 6명은 전날 오후 5시쯤 대구시민야구장에 도착, 일찌감치 길바닥에 여장을 풀었다. 이들은 이미 사직구장 앞에서 2박3일간 노숙하며 1, 2차전 입장권을 구해 경기를 지켜봤다.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롯데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3차전에서 롯데가 이기면 다시 대구시민야구장 앞에서 노숙하며 4차전 입장권을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열릴 5차전 표는 이미 예매해뒀다.
'사직 일빠'의 텐트 뒤에는 전북 완주에서 온 한국게임과학고 방송반 소속 학생 6명이 콘크리트 바닥에 비닐 자리를 깔고 하룻밤을 보냈다. 관중들의 열정적인 응원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 11월 학교 방송제에서 상영할 예정. 서진호(18)군은 "학교의 허락은 이미 받고 왔다. 사직구장의 과열된 응원 열기를 아시는 부모님은 사고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셨지만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3차전 현장 판매분은 2천매 정도지만 롯데가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탓에 예매 취소 사례도 여러 건 나올 것으로 보여 롯데 팬들이 얼마나 야구장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은 1만2천석의 야구장에 대략 3천~4천석을 롯데 팬들이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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