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오페라단(단장 김귀자)이 이끄는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가 대구 초연, 한국어 대사, 기초예술진흥 공모작 등 타 오페라와 달리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는 줄거리의 평이함과 달리 고도의 테크닉과 음악적 기교 때문에 주역 배우뿐만 아니라 오페라 단장 역시 꺼리는 작품이다. 김 단장은 작품에 대한 과감한 손질로 신데렐라에 대한 이 같은 기존 인식을 뒤집었다. 어려운 이탈리아어 대사는 한국어로 바꿨고 빠른 템포의 리듬엔 레시타티보(음악에 맞춰 말하는 기법)가 아닌 일반 대사로 전환했다. 극의 이해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김 단장은 "온 가족이 모여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코믹한 요소와 배우들의 즉흥 연기에 중점을 둬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김성경 밤비니 오페라 팩토리 대표를 연출자로 기용, 오페라 곳곳에 코믹 요소를 삽입했다. 그녀는 지난 5개월 동안 신데렐라 출연진들의 연기 하나하나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주역배우들의 즉흥 연기를 권장하기도 했다. 음악적 완성도는 혹독한 연습량으로 채워졌다.
이번 영남오페라단의 신데렐라엔 귀에 익은 이름의 배우가 없다. 대신 탄탄한 기본기와 작품에 대한 열정 가득한 배우들을 캐스팅, 호흡을 맞췄다. 대구시 기초예술진흥 공모작품이기도 한 신데렐라는 지역의 숨은 인재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내야만 했다. 오디션을 통해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굴, 음악적 재량을 다듬었다. 무대와 의상, 분장 등 오페라 제반사항 준비기간 역시 극의 사실도를 높이기 위해 수 개월을 할애했다.
주역인 신데렐라는 바르샤바 오페라단 출신의 김수정과 신인 강연희가 맡았다. 유럽무대에서 신데렐라 역으로 이름을 알린 김수정이 극을 이끈다. 왕자 돈 라미로 역엔 이영화 정우진, 이복자매인 클로린다와 티스베 역엔 김은지와 김보경이 각각 맡았다. 이복언니의 연기력은 오페라에서 뮤지컬적인 요소를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음악적 완성도를 책임질 지휘자엔 이탈리아 빈첸짜 국립음대 교수인 안드레아 카페레리가, 반주엔 대구오페라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그랜드에코오페라합창단, 영남오페라무용단 등이 나선다. 신데델라는 2008 대구시 기초예술진흥 공모 대형기획 공연 부문 작품으로 선정, 1억3천만원의 지원비를 받았다. ▶공연정보=11월 4~6일 오후 2시 30분, 7시 30분, 7일 오후 7시 30분/대구오페라하우스/7만~1만원/053)666-6111.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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