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관찰탐구전국대회나 전국과학전람회 등은 지도교사의 역량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하지만 교사 입장에선 교직생활 동안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이 1, 2개 대회 이상에서 상을 받는 일이 드물다. 이런 면에서 대천초교 권금주(29·여) 교사는 특별하다. 지난해부터 2년 동안 이 같은 대회에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들이 4차례나 상을 받은 것이다. 교직 경력 7년차인 권 교사는 과학탐구실험전국대회 장려상과 자연관찰탐구전국대회 2차례 금상, 전국과학전람회 특상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에겐 '평범한 아이를 천재로 키우는 교사'로 통한다. 그녀가 말하는 '과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권 교사는 교육계 안팎에서 열리는 다양한 과학대회에 참가해보는 것을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꼽았다. "1년에 교육청뿐 아니라 각종 민간단체에서 여는 과학대회가 참 많아요. 그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많은 것을 얻죠."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이런 대회 참가가 공부에 방해된다며 만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요즘 워낙 수학이나 영어 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학생은 원하지만 부모가 반대해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권 교사는 "수학이나 영어를 못하더라도 과학만 잘하면 나중에 그쪽 방면으로 성공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특히 과학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대학 진학 때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대회는 보통 몇 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죠. 직접 실험도 해보고 결과도 내보면서 과학에 새삼 흥미를 느낄 뿐 아니라 끈기와 자신감도 얻게 되죠. 또 운 좋게 대회에 수상하면 외국에 나가 과학 교류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의 예를 들었다. '엔젤 트럼펫'이란 꽃은 밤에만 향기가 나는데 왜 그럴까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언제쯤 향기가 나는지, 밤에만 향기가 나는 것이 일정한 온도 때문인지, 햇빛과 관련된 것인지를 파악하는 실험을 했다. "약 5개월 동안 학생들은 방과후에 매일 2, 3시간을 투자했지요. 또 밤을 새운 적도 숱하고요. 고생을 하긴 하지만 그 속에서 학생들은 과학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죠."
가족끼리 농촌 등으로 여행을 많이 떠나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과 어울리는 기회를 많이 가지면서 학생들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는 것. "상을 받은 학생 가운데 몇몇 학생들은 주말마다 가족끼리 농촌체험을 떠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부모들은 항상 아이에게 '왜 그럴까?'라며 묻고 학생이 그 이유를 찾게끔 했어요." 평소 과학 관련 책을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생태도감이나 환경 관련 책, 실험 관련 책 등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그렇게 뛰어난 학생들이 아니에요. 과학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갖고 있을 뿐이죠. 그렇지만 대회를 준비하고 난 뒤엔 그 학생들이 한 단계 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자신감과 함께 논리적인 사고력도 훨씬 높아지죠. 그런 것들이 결국 다른 공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죠."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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