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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강력한 주택수요 확대책 필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전국 상공계의 대표답게 경제 현안뿐 아니라 각 지역 기업들의 세세한 고민까지 꿰뚫고 있었다. 그는 13일 매일신문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사와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시종 온화한 표정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찬성과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견해도 제기했다.

손 회장은 먼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강조했다. 지방에 가장 중요한 산업이 건설업이라고 전제했다. 해법은 정부가 중시하고 있는 공급 정책이 아니라 수요 확대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공식적으론 16만가구지만 실제론 24만가구는 될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을 받은 뒤 집값 하락으로 팔지 못해 잔금 부족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이자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정부가 다양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그 정도로는 어렵고, 좀 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공사와 대한주택보증 등이 환매조건부로 미분양 아파트를 더 많이 사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방 건설업체들은 대출만기 연장이나 어음할인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지방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 이러한 자금 경색 현상을 풀어주자는 해법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또 지방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건설산업 진작, 사회간접자본 조기 투자, 재정 조기 집행 등을 꼽았다.

각 지역이 할 일로는 투자 유치를 들었다. 그는 "지자체장이 투자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방자치제를 도입한 게 옳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투자 유치가 생각보다 미흡하다. 6개 경제자유구역에 우리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특구에 대한 규제를 특별히 빨리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 투자 확대 여건에 대해서도 손 회장은 비교적 솔직하게 현 상황을 전했다. 이명박 정부가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펴 올 들어 기업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많았는데 급작스런 금융경색으로 인해 올해는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의의 활동에 대해 손 회장은 "새 정부 출범 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함께 민관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을 만들어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찾아내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313건의 규제 개혁 과제를 보고해 115건을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최근 모 일간지에 문경새재를 주제로 기고했다. 옛날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 갈 때 넘던 길이 조용하고, 운치가 있어 좋았다고 했다. 특히 8대째 도자기를 굽고 있는 도공에게 그는 감명을 크게 받았다. "중소기업은 가업을 잇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고향이 밀양이니 예전이었다면 저도 그 길을 따라 과거를 보러 갔겠죠?"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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