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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후폭풍…물가 줄줄이 올라

▲ 환율 급등으로 지역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생필품과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 환율 급등으로 지역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생필품과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환율 급등으로 수입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필품과 공산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어려워지고 실물 경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안오르는게 없네

13일 지역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참치캔, 빵, 기저귀 등의 가격이 지난달부터 10∼20% 가량 올랐다. 또 바나나와 수입 쇠고기, 와인 등 수입 농축산물, 수입 제품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0∼20% 가량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유통관계자들은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 지난주에 가격 인상 통보가 온 상태로 인상 폭은 6~8% 정도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 축산 바이어들은 "당장 소비자 가격에 적용시키지는 않겠지만 저장 물량이 모두 소비되는 다음달 초순쯤에는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수입산 수산물의 경우 러시아산 동태는 지난달말 15kg 도매가 기준으로 3만2천원선에 거래됐지만 현재 3만8천원선으로 가격이 올랐다. 수입산 연어도 6월말 1kg 도매가격이 1만1천원이었지만 현재는 1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입 원자재를 사용하는 공산품의 가격도 환율 인상으로 가격인상 또는 인상 예고가 이어지고 있다.

와인의 경우 지난 8월 고유가와 원자재 상품의 가격인상으로 일부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다음달부터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추가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인상폭은 10~15% 선으로 전망된다.

또 대두를 원료로 사용하는 식용유나 간장업계도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데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간장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오렌지 농축액 등 과실 음료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참기름 역시 이달 중으로 10% 내외의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인다.

동원참치가 지난달 15% 내외의 가격인상을 했으며, 사조와 오뚜기 등 다른 참치 회사도 조만간 동일 범위의 가격인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용품 인상 예고

생활용품의 경우도 환율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다음달 1일부터 모든 제지용품에 대해 8%대의 가격인상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대와 기저귀는 이미 지난달부터 7% 정도 가격이 인상됐다.

이밖에 목욕용품, 유아용품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니베아 제품을 비롯해 입술보호제로 유명한 챕스틱의 제품 역시 이달중 10% 안팎의 가격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며, 부탄가스 역시 15% 정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명품도 큰 폭 상승 예상

최근 백화점 수입명품 브랜드들은 가을 신상품들을 중심으로 10~15%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수입 패션·잡화 가격의 오름세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명품 수입업체들은 이맘때쯤 내년 봄·여름 상품을 주문하는데 계약금에 적용될 환율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구백화점의 명품 담당 바이어는 "내년 물량이 출고되는 다음달 중순부터 내년까지는 제품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혼수품 등 꼭 장만해야 할 제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 인기가 높아진 수입 과일들의 가격 또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나나는 이미 도매 가격이 30% 정도 올랐기 때문에 소매 가격도 곧 오를 전망이다.

지역 백화점 관계자들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환율 급등요인으로 물가가 오르면 실물 경기 침체가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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