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원색 한약도감'

강병수 외 3인 공저/동아문화사 펴냄

'원색 한약 도감'은 지은이가 20년 이상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등을 50여 차례 탐사해 수집한 자료사진 가운데 5천여 장을 선별해 묶은 책이다. 상용약, 희귀약, 귀중약 등 275종을 선정해 자세히 살폈고, 비교약, 유사약을 포함해 350여종의 약초에 대해 싣고 있다.

흔히 한의학, 한약재와 관련한 책이라면 본초학이라고 쓰기 십상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본초학이란 의미는 일반인에게 거리감이 있어 '원색한약도감'이라고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식물이나 동물, 광물에 대한 생약학적 기원이나 내용에 관해서는 생략하고 있다. 대신 약재의 실물사진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을 첨가했다. 모든 페이지에 걸쳐 왼쪽은 약재 이름과 기원, 채집시기, 품질, 수치, 효능, 임상응용, 금기 등을 싣고, 오른 쪽 페이지에는 약재로 쓰이는 나무나 풀 전체 사진, 마르지 않은 열매, 마른 열매, 꽃, 약재로 만든 후의 사진 등을 싣고 있다.

이외에도 독자를 위한 편리한 편집 방식이 눈에 띈다. 예컨대 상용약으로서 당귀(當歸)는 참당귀 재배산, 자연산으로 구분하고 일당귀, 중국당귀 및 당귀두, 당귀신, 당귀미를 구분하고 있다. 또 귀중약인 사향(麝香)은 암놈과 수놈, 중국산, 티벳산, 러시아산으로 구분하고 인공사향, 자연사향 및 당문자를 추출하여 표현하고 있다.

지은이는 "풍부한 임상경험과 산지의 살아있는 약물 체험내용을 통하여 임상가는 물론 한약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식우슬(植牛膝)은 관절염이나 신경통에 다른 약과 배합하여 치료약으로 쓰고 있지만 회우슬(懷牛膝)은 같은 치료약으로 쓰는 외에 보약으로, 또 황기 대용약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전문가를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생활 속 보약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기술한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학명중심의 일반적 약리와 효능중심의 생약도감에서 탈피, 전통의학에서 약의 기원과 명칭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약물의 비교와 대용약 그리고 가짜 약의 특징까지 담았다. 또 수치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고 배합과 분량에 따라 치료 방향이 바뀌는 것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지은이 강병수 동국대 한의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한방계는 중국이나 일본 본초도감이나 생약도감을 무분별하게 수입, 인용해왔다. 2005년 발간한 와 이번 이 한의학과 본초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책 '원색 한약도감'은 물리적 제작기간만 6년이 걸렸을 만큼 지은이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꼭 필요한 사진을 찾기 위해 무시로 해외출장을 다녔고, 가장 분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몇 계절이 오고 가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1130쪽, 20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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