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붐볐다고 하는데 평일에는 봉산미술제가 열리고 있는지 모를 만큼 조용하네요."
지난 10일부터 시작해 16일까지 봉산문화거리에서 열린 봉산미술제를 찾은 이들의 반응이다. 개막 당일과 다음날 열린 대구학생미술실기대회에만 사람들이 몰렸을 뿐 평일에는 너무 조용하다는 이야기다. 올해로 16년째. 서울의 인사동 못지않은 자원을 가지고 대구의 대표축제로 만들지 못하는 데 따른 아쉬움이다.
15년을 넘긴 봉산미술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우선 대구시가 봉산문화거리의 가치를 재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전시관 대표는 "중구의 축제가 아니라 시가 직접 나서 대구를 대표할 만한 거리로 봉산문화거리를 조성하고 대구의 대표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봉산미술제를 위해 중구청에서 1천만원, 대구시가 1천만원을 지원한다. 봉산문화거리를 제대로 살려 서울의 인사동에 버금가는 명물로 만들려면 시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모든 전시가 화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재고해 봐야 할 것들이다. 골목입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화가들의 작업현장을 생생하게 직접 보여주는 등 거리에서의 '볼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봉산미술제를 찾았다는 직장인 서모(33·대구시 수성구)씨는 "화가들이 직접 거리에서 스케치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즉석 인물화를 그리는 행사가 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거리의 볼거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화랑 안으로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들이다.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있어야 한다. 이 기간 동안이라도 화랑에 가면 화가들을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 평일 봉산미술거리를 다녀봐도 화랑에서 전시화가를 만날 수 있는 경우는 2, 3명에 불과했다. 미술제에 가면 화가를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도 미술제의 큰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화랑들의 전시 내용이다. 새로운 미술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과감한 전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대구화랑협회 한 관계자는 "늘 보는 그림보다는 미술시장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꾸미는 다소 공격적인 전시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10월 말부터 봉산문화거리는 새로운 환경조성 공사에 들어간다. 거리 공사가 끝나는 내년에는 봉산미술제가 올해와 다른 모습으로 대구시민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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