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무어(61). 캐나다 출신의 생태학자 겸 환경운동가. 1971년 설립된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의 창립멤버로서 1977~1979년 그린피스의 대표를 역임했고 이후 7년 동안 국제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70년대 핵발전 반대운동으로 명성을 얻은 국제 환경운동의 선구자로 그린피스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1986년 그린피스와 돌연 결별했다. 그는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그 이유를 자세히 밝혔다. "그린피스의 초기 활동은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이후 변질돼 정치활동가만 남은 조직으로 변해 버렸다."
무어는 국내 계간지 '시대정신'과의 인터뷰(서면)에서는 더 신랄하게 그린피스를 비판했다. "그들은 대중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선정주의, 왜곡된 정보, 공포전술 등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대중의 공포는 유발됐지만 정작 중요한 환경위험에 대한 주의는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는 특히 환경운동이 정치화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세계 공산주의 붕괴 이후 좌파들이 대거 환경운동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반(反)자본주의와 반세계화 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환경문제를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국내 환경단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집단 히스테리 증상까지 보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적극 참여한 단체 중 하나가 환경운동연합이다.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구성원 중 환경운동연합 출신 운동가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시민단체의 위기가 운위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시민과 유리된 채 정치화로 치닫고 있는 운동 행태 때문이다.
운동의 정치 경도와 함께 환경운동의 존립 기반 자체를 허무는 치부가 드러나고 있다. 외부 지원금의 개인적 유용이라는 도덕적 해이의 확산이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공금횡령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운동연합 공금 중 상당한 액수가 최 대표의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간 흔적을 발견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시민운동가도 이슬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으냐"고 항변한 바 있다. 국내 환경운동의 代父(대부)로 통하는 명망가의 자기 변론치고는 너무 궁색하다. 국민들이 이슬만 먹으라고 강요라도 했다는 말인가? 도덕적으로 떳떳했다면 그가 이슬 아니라 아무리 기름진 것을 먹어도 탓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경훈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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