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경제의 나침반' 미국 증시는 '기록의 사나이'

20세기가 개막된 이후 세계 증시의 기관차이자 나침반이 됐던 미국 증시가 최근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폭락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33.08포인트(7.87%) 하락한 8,577.91을 기록했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블랙먼데이 때는 무려 22.6%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1929년 대공황 때(10월 28일)는 13.5% 떨어졌다.

15일의 다우지수 하락폭은 733.08로 하락폭으로 따지면 지난달 29일 미국 하원이 7천5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을 당시(778포인트 폭락)에 이어 사상 두번째 기록이다.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는 112년 역사에서 최악의 한 주였다. 지난 6~10일의 거래에서 다우지수는 18.2% 하락, 1896년 뉴욕 증시 개장 뒤 일주일 기준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 한 주 동안 전세계 증시에서 4조달러가 사라졌으며, 올 들어서는 25조달러가 날아가 버렸다고 전했다.

과거 미국 증시 폭락장세, 즉 대공황 때와 블랙먼데이 때를 비교하면 회복기간에 큰 차이가 났다. 대공황의 경우 1929년 9월 3일 381까지 올랐던 다우지수가 1931년 7월 8일 47까지 무려 87%가 폭락했고 이후 주가가 전고점을 회복할 때까지는 무려 25년이 걸렸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때에는 직전 2,700선을 넘던 다우지수가 한꺼번에 36% 빠지는 유례없는 폭락이 이뤄졌으나 대공황과는 달리 비교적 단기간에 수습돼 폭락 2년 만인 1989년 8월 24일 2,734를 회복, 이후 다시 강세장이 펼쳐졌다.

두 차례의 급락 회복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은 대공황 때와는 달리 블랙먼데이 당시에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통제할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중앙은행이 주저없이 이 힘을 사용, 회복이 빨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지금의 상황도 비슷한 길을 밟아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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