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연장 접전 끝에 두산 격파…1승1패 균형 맞춰

사자가 곰의 뒷덜미를 물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4회 연장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7대4로 격파,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신명철의 결승타에 힘입어 삼성 못지않은 불펜을 갖고 있는 두산의 뒷문을 열어젖혔다.

7회말 4대4 동점이 된 뒤 이어져 오던 기나긴 무득점 행진이 끝난 것은 14회초. 삼성은 두산의 8번째 투수 금민철로부터 2사에서 채태인과 김창희가 연속 안타를 뽑아내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투수를 이용찬으로 바꿨으나 신명철이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작렬, 승기를 잡았고 박한이의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터운 불펜을 가진 두 팀은 고비 때마다 투수를 바꿔가며 연장 사투를 벌였다. 양 팀은 이날 무려 17명(삼성 8명, 두산 9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 양 팀이 합쳐 투수가 17명이나 나온 것은 종전 기록(14명)을 뛰어넘는 최다 투수 동원 신기록. 또 5시간7분 동안 경기를 펼쳐 플레이오프 역대 최장 시간 경기(종전 4시간25분) 기록도 경신했다.

이날 삼성 선발 투수 존 에니스는 3회말 선취점을 빼앗겼다. 전상렬의 기습번트와 이종욱의 우익선상 2루타로 맞은 1사 2,3루 상황에서 오재원에게 2타점 우중간 3루타를 허용하고 고영민의 내야 땅볼 때 또 1실점했다. 4회초 두산 선발 맷 랜들이 흔들리며 볼넷 3개를 얻은 삼성은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박진만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6회초에도 만루 찬스를 놓쳐 패색이 짙어가나 싶던 순간 삼성은 7회초 3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박한이와 김재걸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양준혁의 적시타로 1점을 쫓아갔고 계속된 2사 2, 3루 상황에서 김명제의 폭투로 3대3 동점을 만든 뒤 공·수에서 부진했던 최형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4대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럼에도 경기는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7회말 이대수의 우익선상 2루타에 이어 채상병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와 다시 4대4로 균형을 맞췄다. 삼성은 8회말 등판한 정현욱이 조금씩 흔들리며 2사 1, 3루와 9회말 1사 1, 2루 위기에 빠졌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낸 대신 연장 11, 13회초 2사 1, 2루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승부가 더욱 길어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