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 寒波 속 시름겨운 복지시설들

올겨울 불우 이웃들은 유난히 춥고 배고픈 동절기를 맞게 될지도 모를 판이다. 고유가에다 금융 위기, 실물 경제까지 크게 위축되는 심각한 불경기로 후원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탓이다. 시설 운영 경비는 갈수록 허리를 휘게 하는데 갑자기 후원금이 끊기고 절반으로 줄어드나 하면 후원 행사에서도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복지시설마다 "올해처럼 후원의 손길이 줄어든 해는 없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토한다.

우리 사회가 기침을 하면 복지시설들이 맨 먼저 독감에 걸린다. 양로원'보육원 등지의 우리 이웃들이 겨우내 겪을 고생을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대구시 및 경북도의 2007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역의 사회복지 시설은 2006년 기준 대구가 84, 경북이 157개소이다. 대부분 아동과 노인, 장애인 중심의 시설들이다. 과거에 비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 지원이 크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도 상당수 시설들은 열악한 재정환경에서 힘겹게 꾸려가고 있다. 공적인 보조금을 받는 시설들도 기본적인 의식주와 공과금 등을 해결하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학령기 아이들이 많은 아동복지시설들은 학원비며 특수교육비 등을 외부 후원액에 기대 근근이 충당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작은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영세 복지시설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미 지난 추석 때부터 심각한 상황이 예고됐었다. 예년 경우 아무리 경기가 침체돼도 명절 때 만큼은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지만 올 추석은 유난히도 썰렁했다 한다. 지금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부유층조차도 좀처럼 지갑을 열려 하지 않는다. 자신과 가족 외엔 무관심해진다. 기부 문화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다간 쌀도, 난방유도 없어 복지시설의 이웃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서러움에 눈물 흘리는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는지 지레 걱정스럽다. 어려울 때 더욱 이웃을 돌아보고 격려하며 돕는 것은 우리네 소중한 미풍양속이다.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으로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닐까. 현실이 어렵기는 매일반이지만'콩 한쪽도 나눠 먹는'마음을 가진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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