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11월 13일)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 정리에 몰두할 수 있을까 이다. 이들을 지도하며 지켜보는 교사. 학부모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이때쯤 제시되는 학습방법이나 수험생활 가이드는 대부분이 막연하거나 현장감이 결여된 추상적인 내용이다. 수험생은 문제가 있을 때 혼자 앓거나 묻으려하면 안 되며, 학부모나 주변 사람들도 문제가 드러날 때는 수험생과의 솔직한 대화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효율적인 최종 마무리를 위해 짚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자
학교 교실은 수험생이 하루 생활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당연히 공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 하지만 이맘때면 상당수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만 있을 뿐 실제로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조금씩 생겨난 이런 분위기는 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불안한 학생들은 모여서 떠드는 시간이 늘어난다. 친구들과 함께 떠들고 노는 순간만은 시험의 압박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스스로 집중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부모들 역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자정을 전후해 귀가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마냥 뿌듯해만 할 게 아니라 교실 분위기가 어떤지, 가까운 친구들의 학습 태도는 어떤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험생을 살펴보자
대부분 수험생들이 밤늦게까지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태도를 보이면 본인과 직접 대화를 해보거나 담임 선생님과 상담해 빨리 심기일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평소 집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이 갑자기 독서실을 이용하겠다고 고집할 때 ▷자주 두통이나 위장장애를 호소할 때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밤늦도록 자지 않는 날이 많아질 때 ▷식사량이 줄어들고 반찬 투정이 늘어날 때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며 신경질적일 때 ▷모의고사나 학교시험을 치는 날 몸이 아프다고 할 때.
◆시험은 낮 시간에 친다
수면 부족은 몸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학습능률을 떨어뜨린다. 이런 생활이 며칠 계속되면 마음은 더욱 불안해지고 결국엔 하고자 하는 의욕마저 상실하고 자포자기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게 된다. 평소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다가 실제 시험을 망치게 되는 학생들 대부분이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가 많다. 지금은 한두 시간 공부를 더하는 것보다는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6시간 이상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면 피로회복이 빠르고 낮 시간에 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3주 정도 규칙적으로 반복해야 생활리듬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꾸어야 한다. 2, 3일에 한 번 정도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며 피로와 긴장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수능시험에서 평소보다 20~30점을 더 받은 수험생들을 조사해보면 시험 당일 몸의 컨디션이 최상의 상태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 문제에 너무 민감하면 오히려 해롭다.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적극적인 자세
대부분 수험생들이 지금은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한다. 이때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고 답부터 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모르는 문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자신도 모르게 해결의 방향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이런 훈련을 쌓아야 수능시험 당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끝까지 혼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OMR 답안지가 있는 전 과목 실전 모의고사 문제로 정한 시간 안에 다 풀고 답안지에 마킹하는 연습을 하면서 속도조절 훈련을 해야 한다. 시험을 친 후에 점수보다는 풀이 자체에 몰입했는가를 확인하며 실수를 줄이는 구체적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마음은 여유롭게
수능시험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 하면 시간도 부족하고 학습 부담도 많이 느끼게 된다. 수능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이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기보다는 책장만 넘기기가 쉽다. 이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점수와 연결되기가 어렵다.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의도적으로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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