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곰 사냥 실패…한국시리즈행 좌절 위기

'한 번만 더 지면 가을잔치도 끝.'

삼성 라이온즈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2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접전을 펼쳤으나 4대6으로 패해 시리즈 전적에서 2승3패로 밀리게 됐다. 선발 투수 배영수가 기대만큼 던져주지 못하고 찬스 때 집중타가 터지지 않은 것이 패인이었다.

이날 배영수는 최소한 5이닝 2실점 정도로 버티기를 기대했던 선동열 감독의 기대에 어긋났다. 4와 2/3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5실점(3자책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두산 선발 맷 랜들은 5와 1/3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았지만 솔로 홈런 2방으로 2실점한 것 외에는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고 버텨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이날 박석민이 5타수 2안타, 박진만이 4타수 3안타 1타점, 김재걸이 4타수 4안타 1도루로 맹활약하는 등 14안타를 터뜨리고도 11안타를 친 두산에 밀렸다. 1회초 2실점한 뒤 2회말 박진만과 진갑용이 잇따라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려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7회말에만 2점을 뽑았을 뿐, 나머지 찬스를 모두 놓쳤다.

특히 박한이(4타수 무안타)와 양준혁(4타수 1안타 1타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2회말 박진만과 진갑용의 홈런으로 2대2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우동균과 김재걸의 중전 안타로 1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박한이는 병살타로 물러나 랜들을 일찌감치 강판시키며 경기 초반 유리한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찬스가 무산됐다.

양준혁은 이날 1회초 우전 안타를 쳐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63개)을 새로 썼다. 7회말에는 희생 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기도 했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다. 5회말 2사 3루 때 내야 땅볼로 아웃됐고 8회말 2사 1, 2루 때에도 두산 투수 이재우의 투구 내용이 불안했음에도 베테랑답지 않게 초구를 건드려 내야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이날은 1회초부터 경기가 꼬였다. 오재원의 빗맞은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고 김현수의 좌전 안타, 홍성흔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뒤 고영민의 내야 땅볼을 3루수 김재걸이 빠트리는 바람에 주자 둘이 홈을 밟았다. 김재걸이 흘린 볼을 잡은 2루수 신명철의 홈 송구가 높지 않았다면 홈으로 뛴 2루 주자는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었다.

2대6으로 뒤진 7회말 삼성은 신명철의 1타점 좌익선상 2루타와 양준혁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두산 중견수 이종욱이 몸을 던지며 진갑용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9회말에는 박석민의 좌전 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무릎을 꿇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1일 플레이오프 5차전 전적

두 산 201 030 000 - 6

삼 성 020 000 200 - 4

▷삼성 투수=배영수(1패) 안지만(5회) 차우찬(7회) 이상목(7회) ▷두산 투수=랜들(1승) 이재우(6회) 임태훈(9회·1세이브) ▷홈런=박진만(2회 1점) 진갑용(2회 1점·이상 삼성) 김현수(3회 1점) 김동주(5회 2점·이상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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