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앞 게임기 자진철거 안한다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눈길을 유혹하던 '미니 게임기'가 사라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1천대 이상의 게임기가 없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학교보건법이 8월3일 시행됨에 따라 학교정화구역 내 미니 게임기 등 게임물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

그동안 미니게임기는 별다른 심의나 신고 없이 문구점 등에서 1개 업소 당 2대까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 설치됐다. 이로 인해 미니게임기가 경쟁적으로 늘면서 도로변 불법 설치에 따른 안전사고, 사행성게임 제공 등의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대구시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법 시행을 전후해 학교정화구역에 신고 없이 미니게임기 등 게임물을 설치한 문구점, 완구점, 슈퍼 등을 대상으로 불법 사실을 알리고, 자진 철거토록 유도하고 있다.

남부교육청은 남구청, 학교들과 함께 7월부터 실태 조사와 함께 계도를 시작해 당초 300여대의 게임기 중 260여대를 자진 폐기토록 했다.

남부교육청 평생체육보건과 우명구 담당은 "문구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설치된 대부분 게임기의 경우 사업자가 따로 있어서 계도에 애를 먹었다"며 "11월부터는 구청과 경찰서의 협조를 얻어 합동단속을 하고 수거하지 않을 경우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계도와 단속 과정에서 게임기 사업자, 문구점 등의 문의나 항의가 잇따랐으며, 업주와 연락이 닿지 않아 게임기를 없애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동부교육청 담당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업자나 문구점 등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문의와 항의가 잇따라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할 형편"이었다며 "사업자가 게임기를 수거하지 않는 바람에 문구점 주인이 전원을 끄거나 종이상자 등으로 가려두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절대정화구역(학교출입문에서 직선거리 50m 이내)에는 미니게임기 설치를 할 수 없고 상대정화구역(학교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200m 이내)에도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설치가 가능하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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