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상황이었습니다."
C&우방의 워크아웃 위기에 대해 건설업계 및 금융권은 주택경기 침체에다 C&그룹 부실과 경영능력 부족이 또 다른 원인을 제공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양업을 모태로 하는 C&그룹이 조선소 건립에 매달리면서 우방을 비롯한 계열사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쓴데다 C&우방도 잦은 경영진 교체와 낙하산식 인사로 몸살을 앓아왔다는 것.
채권 금융권의 한 간부는 "C&그룹이 2000년 이후 몇년 만에 M&A를 통해 우방과 우방랜드 등 30여개의 계열사를 가진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주력 계열사 중 흑자를 내는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C&중공업(조선)에 지나치게 투자한 것도 그룹 위기를 자초했다"고 밝혔다.
◆위기 배경은
C&우방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과 이에 따른 자금 부족이다. 법정관리 이후 의욕적으로 분양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사업 이익을 내기도 전에 부동산시장 침체가 찾아온 때문.
C&우방 관계자는 "2006년 이후 10여개가 넘는 아파트 현장을 분양했으나 준공을 끝낸 단지가 몇개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현장은 대부분 상당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며 "지난해 가을 이후 자금난을 겪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인 원인이 C&우방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많다. C&그룹이 목포조선소 건립을 위해 우방을 비롯한 돈 되는 계열사로부터 지급보증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면서 계열사들의 자금 경색을 불러왔다는 것.
실제 C&우방은 자금난을 겪으면서도 C&중공업에 170억원, 2억7천만달러의 지급보증을 했으며 해운업 침체로 C&중공업 신용등급이 추락하면서 자금난이 더욱 심화됐다.
경영능력도 우방의 위기를 더했다. 2005년 회사 정상화 이후 1년에 두세차례씩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하고 무리한 사업 수주를 하면서 조직력 약화 및 경영 위기를 자초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C&우방 직원들은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들의 낙하산식 인사와 잦은 교체에 대해 회사 내부의 불만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또 대구 수성구 만촌동 남부정류장 부지와 시지 등 주택사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3개 부지를 금융권 대출을 통해 무리하게 확보하는 등 경영능력 또한 문제가 돼 왔다.
◆회생 가능성은
C&우방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회생 여부는 전적으로 대출 은행에 달려 있다.
정부가 '10·21' 대책을 통해 건설사 구조조정 원칙을 마련했지만 건설사 회생 여부 결정 주도권은 금융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C&우방의 주거래 은행은 대구은행이지만 대출은 우리은행과 농협 등 4개 금융사에 있으며 워크아웃 신청시 주간 은행은 대출금액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과 농협 두개 은행 중 한 곳이 맡게 된다.
현금 장부를 볼 때 C&우방의 회생 가능성은 녹록하지만은 않다.
올 상반기 결산 기준으로 우방의 자본 총계는 2천380억원이며 매출액은 2천20억 정도. 그러나 재무제표상 부채는 3천590억원에 이른다. 드러난 부채 비율도 높지만 건설업의 특성상 장부에 잡히지 않는 부채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10여개가 넘는 아파트 시공현장의 지급보증 금액만 해도 몇천억을 넘는 수준"이라며 "미분양으로 아파트 시공현장의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데다 돈이 될 만한 자산도 별로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C&우방은 북구 침산동 본사와 수성구 만촌동 사옥 및 범어동 모델하우스 부지 등 상당한 부동산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 있으며 일부 물건은 담보액이 자산가치를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건설사 지원 의지가 강해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정부는 '10·21대책'을 통해 건설사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는데, 건설업계에선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할 때 시공능력 전국 100위 내 건설사들은 퇴출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C&우방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지만 시공능력 62위일 정도로 규모가 있어 금융권 지원을 제때 받으면 회생 가능성도 높다. 정부의 건설사 지원 방안에 상당한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감자와 출자전환, 경영진 교체 등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회생방안을 찾게 된다.
채권은행 관계자들은 "워크아웃을 신청한다면 C&우방뿐 아니라 서로 채무보증을 서 있는 상선과 중공업, 우방랜드 등 4개 계열사가 함께 대상이 되며 현 상황에서 C&우방은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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