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람사르' 계기로 한국의 환경 위상 높여야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 서식 습지에 관한 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가 8일간 일정으로 내일 경남 창원에서 개막한다. 흔히 람사르협약이라 불리는 국제협약 158개 가입국 대부분의 정부 대표 및 민간 전문가 2천여 명이 모여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이라는 협약 정신을 더 탄탄히 하려는 것이다. 한국은 1971년 채택된 이 협약에 따라 3년 주기로 개최되는 총회의 세계 10번째 겸 아시아 2번째 주최국이다.

돌이켜보면 환경부 등이 9년 전 이 행사를 유치하려고 나섰던 큰 목적 중 하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환경 분야 위상을 높이는 것이었다. 환경단체들이 아프리카까지 달려가 유치에 힘을 보탰던 근저에는 습지에 대한 국민들 인식이 이를 계기로 높아지고 개발 중심의 정부 습지 정책이 보전 위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었다. 하나 총회 개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랜 준비와 홍보에도 시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 공식 탐방 현장이 창녕 우포늪, 지리산 왕등재 습지 등 인근에 있지만 대구시민들에게 이 행사는 지금도 낯설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대에 못 미쳐 행사 유치 후 우리 습지 환경은 되레 악화됐다는 비판이 있다. 공식 행사에 앞서 오늘까지 나흘간 창녕 등에서 열린 세계습지 NGO대회 내국인 참가자들이 문제로 제기한 바다.

이래서는 안 된다. 모처럼의 국제적인 환경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야 들인 공이 아깝다. 정부부터 전시성 행사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정말 내실 있는 습지 보전 정책을 앞장서 수행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환경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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