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2루수 고민을 풀어라

'2루의 주인은 누구' 삼성 라이온즈는 2루수 명가였다. 김성래와 강기웅이라는 걸출한 2루수가 나타났고 박종호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공·수 모두 능했던 이들이 떠난 뒤 삼성은 마땅한 2루수를 찾지 못했다. 현재 삼성에 필요한 2루수는 수비 뿐 아니라 타선에도 짜임새를 더해야 하기에 더욱 쉽지 않은 문제다.

2루수는 내·외야 중계 플레이와 1루수 백업 플레이에다 유격수와 더불어 키스톤 콤비네이션(Keystone combination)을 펼쳐야 하므로 빠른 발과 순간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 올 시즌 삼성의 2루에는 여러 선수들이 들락날락했지만 공·수에서 약점을 보이며 누구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삼성의 2루수는 타선을 고려할 때 수비만으로 선택하긴 어렵다. 테이블 세터나 9번 타순을 맡아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 내년 시즌 삼성에서 내야는 물론 외야에서 주전 자리를 예약한 선수들 가운데 이 역할을 맡을 선수가 거의 없어 공·수를 겸비한 2루수가 절실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했지만 신명철과 김재걸로는 부족하다는 평가. 신명철(타율 0.184)은 수비 능력이 평범한 데다 공격력이 처지고 김재걸(0.230)은 수비가 좋지만 타격과 체력에 약점을 안고 있다.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서 김재걸은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신명철은 큰 스윙을 버리지 못한다면 내년에 출장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 입대를 한 해 더 미룰 예정인 조동찬 역시 빠른 발과 수비에 비해 방망이 실력이 다소 처진다. 박석민에게 3루 자리를 내주고 올 시즌 도중 2루수로 기용되기 시작했으나 활약이 부족했다. 중심 타자로 자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홈런 없이 타율이 0.189, 올 시즌에는 타율 0.225에 홈런 2개에 그쳤다.

손지환과 김우석이 방출된 가운데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더 돌아갈 지도 모른다. 좌타자라는 이점을 갖고 있는 김동현은 14경기에 출장해 가능성을 보여줬고 군 제대 후 9경기에 나선 손주인, 아직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은 고졸 신인 김경모도 내년에 다시 도전한다. 내년에 데뷔하는 경북고 출신 유격수 김상수 또한 2루수 후보군이다.

특히 삼성은 미래의 주전 유격수로 꼽히는 김상수의 성장에 관심이 크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국민 유격수' 박진만을 잡는다면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김상수를 2루수로 우선 기용, 선배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1군 무대에 일찌감치 적응하게 할 수도 있다. 누가 삼성의 화려한 2루수 계보를 이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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