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늘 오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상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 원화를 맡기고 300억 달러를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외환보유고 증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외환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미국과의 스와프 체결은 경제 신흥국으로서는 처음이며, 규모도 150억 달러인 뉴질랜드'덴마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한국경제를 보는 시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국은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이면서도 원화가 국제통화로 인정받지 못해 위기 때마다 외화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 부도설' 같은 근거 없는 루머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 타결로 일단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미국으로서도 과거처럼 선진국 위주의 통화전략에 매달릴 수 없는 입장이지만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로서는 그만큼 담보능력이 높아진 만큼 이를 '위기 극복'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장을 괴롭혀 온 'IMF 구제금융설'도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올 들어 줄곧 적자를 보여 온 경상수지도 이달에는 10억 달러 안팎의 흑자가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을 불안하게 봐온 해외 시각도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모건 스탠리 등 미국의 투자은행들도 "한국경제는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 가치와 주가가 과도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제처럼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158포인트의 변화폭을 보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안하다는 증거다. 이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함을 점차 인정받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기 해결의 돌파구'로 삼아 불안심리 말소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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