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펀드 때문에 맘이 편치 않은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 펀드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의 걱정이 가장 큽니다.
어디 한두사람뿐이겠습니까마는 이도형(50·가명)씨도 그렇습니다. 그는 지난해 펀드투자를 처음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잘 알지도 못하고 무리하게 투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져 있는 상태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어떤 전문가는 지금이라도 환매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고 어떤 전문가들은 환매를 하면 안 된다고 하니 초보 투자자인 이씨로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과연 펀드의 세계를 떠나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이씨가 나갈 길을 탐색해 봤습니다.
A.
◆무리한 자산배분이 손실을 키웠다
이씨는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 때 펀드투자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재미를 봐서 투자액이 늘어났다.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펀드로 가지고 있다 보니 손실액이 엄청나다. 거의 반토막이 났다.
헝가리의 주식투자 대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을 한번 새겨보자. 그는 주식시장에 대해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봄바람 같지만 일단 하락이 시작되면 한 맺힌 신들의 복수와도 같이 갑작스럽고 처절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천당과 지옥을 한꺼번에 경험하게 된다. 탐욕과 공포가 번갈아가며 투자자를 현혹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이씨도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들어간 중국펀드에서 예상 외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슬며시 욕심이 생겨 투자금액을 늘리게 됐다.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2%의 손실을, 중국펀드 및 친디아인프라펀드에서 각각 45%와 53%의 손실을, 러시아펀드에서 55%의 손실을 입어 원금에서 거의 반토막이 됐다.
펀드 초보자인 이씨의 두가지 실수가 손실을 키운 셈이다. 첫째, 금융자산 모두를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점이다. 이씨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너무 공격적인 자산배분이다. 그러면 금융자산 중 주식관련 상품의 비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100-나이 이론'에 따르면 올해 50세인 이씨는 100에서 나이를 뺀 만큼인 50%를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채권이나 은행 예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이씨가 이 원칙에 충실했다면 지금의 손실을 대폭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주식형펀드 포트폴리오가 특정 국가에 편중된 점도 문제다. 중국 주식시장과 러시아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손실도 깊어진 것이 뼈아프다. 자산배분전략이나 펀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펀드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하다
이씨의 펀드 포트폴리오 손실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씨는 당장 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환매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주식형펀드는 5년 이상 장기투자를 하면 시장의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단기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기예금의 2배, 3배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지금은 주식형펀드를 환매할 시점은 아니다.
다만, 이씨의 경우 금융자산 중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또한 특정국가에 편중된 주식형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성은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인데, 지금 환매를 해서 손실을 확정하기보다는 주식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의 재조정도 주식시장이 회복된 뒤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많이 떨어진 시장일수록 회복 속도도 빠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씨는 주식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좀 더 긴 시각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준비하는 인내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ELS는 안정성과 고수익을 겸비했다는 오해
금융회사로부터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주가연계상품(ELS)에 1억원을 투자한 이씨는 최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금융회사의 통보를 받고 난감해 하고 있다. 이씨가 가입한 ELS는 LG와 삼성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이 중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기준가의 60% 아래로 떨어져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물론 만기 때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기준가의 80% 이상을 회복하면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큰 폭의 손실을 입게 된다. ELS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 폭이 커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최근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가 늘어나고 있다.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알려진 ELS는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익과 손실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위기에 대한 심리적 대처방법
주식시장은 이성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군중심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주식시장이라는 데가 탐욕과 두려움 사이를 추처럼 오가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과도하게 거품이 형성되기도 하고 과도한 폭락으로 투자자를 공포로 몰아 넣기도 한다.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제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시장이 주저앉더라도 늘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이다. 두려움은 언젠가 가라앉고 내재된 가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의 금융위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금의 시장을 이겨낸다면 결국 승자가 될 수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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