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프 시즌에서 한국(계) 선수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앤서니 김과 신지애의 스윙이 주목받고 있다. 앤서니 김은 올 시즌 후반에 폭발적인 장타와 정교한 숏 게임 능력을 보이며 시즌 중반까지 세계 랭킹 '톱 10'안에 들었던 최경주를 제치고 한국인 선수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신지애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컴퓨터 샷으로 국내 최초로 여자 메이저 3개 대회를 휩쓸었고 세계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서도 우승하는 등 기량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었다.
스윙 분석 전문가 배창효씨는 세계 정상급 골퍼들의 스윙이 간결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앤서니 김의 스윙은 상체의 좌·우 이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스윙과 다운 스윙의 각도가 줄어들면서 상체 움직임이 적어져 스윙이 간결해지고 정형화되는 것이 세계 정상급 골퍼들의 스윙 특징이라는 것이 배씨의 분석. 그 때문에 정상급 골퍼들이 자신의 개성을 살린 스윙을 예전보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배씨의 평가이다.
그러나 앤서니 김은 간결한 스윙 경향을 보이면서도 하체의 움직임과 함께 상체도 크게 움직여 체중 이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장타를 뿜어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씨는 또 국내 투어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구 출신의 장타자 배상문의 경우 몸의 회전과 스윙이 잘 맞지 않는 형태이나 오른 팔을 잘 쓰기 때문에 무리 없는 스윙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신지애의 스윙에 대해 임경빈 KBS 해설위원은 허리통과 하체를 잘 이용하는 스윙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선수들이 상체의 스윙을 많이 하는 데 비해 신지애는 상체를 붙잡아놓고 흉부부터 무릎 위까지 '트렁크 라인'을 잘 써 볼의 방향성이 좋은 것이라고 분석됐다. 타이거 우즈, 최경주 등도 트렁크 라인을 잘 쓰는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신지애는 또 어드레스 때 좀 더 서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데 이는 허리 각을 펴서 높은 지지대를 만들어 260~270야드의 장타를 낼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 골퍼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스윙에 찬사를 보내며 일부는 흉내를 내보려 하기도 해 보지만 스윙 형태를 따라 한다기 보다는 스윙의 기본기에 충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충고한다. 배창효씨는 "주말 골퍼들 중에는 자신의 운동 신경에 의존, 스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스윙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 보다는 스윙의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숙지한 후 기본에 충실하게 스윙하는 것이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