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렇게 하면 돼." "아니지, 그럴 땐 네가 제 위치를 지켜줘야지."
30일 오후 대구체육관은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의 신임 사령탑 김상식 감독의 외침과 가쁜 숨을 뱉아내는 선수들이 농구공을 튕기며 뛰어다니는 소리로 가득했다. 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2008-2009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오리온스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긴장감보다는 자신감이 배어나왔다.
오리온스는 1일 오후 3시 전주 KCC와 홈 개막전을 갖는다. KCC는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승진(222㎝)을 영입해 서장훈(207㎝)과 함께 최고의 높이를 갖춘 팀. 빠른 공격이 장기인 오리온스와는 대조적인 팀 컬러를 갖춘 KCC는 지난 시즌 챔피언 원주 동부와 함께 2강으로 꼽히고 있다. 오리온스는 첫 경기부터 강적과 맞닥뜨린 셈이다.
30일 팀 훈련에서 김 감독은 서장훈과 하승진을 막아내기 위해 협력 수비 등 조직적인 플레이를 반복해서 연습시켰다. 비록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서장훈은 높이와 기술을 동시에 가진 선수. 중거리슛에도 능해 하승진 못지 않게 위협적이다. 이들을 저지하지 못하면 경기 내내 밀릴 수도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경험이 많은 서장훈은 언제나 신경이 쓰이는 선수다. 스피드가 떨어지고 기술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는 하승진도 워낙 큰 선수여서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을 내버려두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김 감독은 "협력 수비로 이들을 막으면서 공격에서는 빠른 속도와 내·외곽을 오가는 다양한 플레이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서장훈과 하승진에 외국인 선수 마이카 브랜드, 브라이언 하퍼까지 코트에 세울 경우 KCC는 200㎝가 넘는 선수만 4명에 이르는 가공할 장신 벽을 구축하게 되나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 슈팅 가드로 뛰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주전 포인트가드인 임재현의 경기 운영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문제.
오리온스는 올 시즌 선발 라인업 5명을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김승현과 가넷 톰슨, 크리스 다니엘스 외에 두 자리는 비워뒀다. 상대의 높이와 속도에 맞춰 수시로 변화를 줄 계획. 김병철, 전정규, 오용준 등 슈터들은 슛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 나서고 KCC처럼 높이가 강점인 팀과 맞설 때는 이동준과 백인선, 김용우의 출장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포인트가드 김승현의 상태가 괜찮고 뒤를 받쳐줄 신인 정재홍의 기량도 좋다. 대학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혔던 선수답게 시야도 넓고 슛이 정확할 뿐 아니라 상당히 빠르다"면서 "각 팀의 수준이 평준화되다 보니 매 경기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 같지만 이번 시즌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1일 개막전에 앞서 태권도 시범, 지역 인디밴드 '아프리카'와 오리온스 홍보대사인 리쌍의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또 김치냉장고 등 약 200만원 상당의 푸짐한 경품이 준비돼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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