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집의 세여자를 만나며 남자가 되어가는 소년병

국단 동성로 '카니발'예전 아트홀

극단 '동성로'의 열두번째 작품 '카니발(사육제)' 공연이 16일까지 예전 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전쟁터에 끌려 나가기 직전, 소년병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소년은 소녀의 집에서 은신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소년을 향한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이모의 색깔 있는 시선이 은밀하다. 소년은 세 여자를 통해 남자가 되어간다.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명제 아래 이성(異性), 혈연, 모성 등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또 포괄적으로 질문한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왜곡과 방관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차가운 눈(이성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왜곡과 방관은 슬플 수밖에 없다.

작품의 제목 '사육제'는 자유와 설렘이 도를 넘어 실수와 방종, 오만이 허락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방종은 종말을 예고하는 전쟁과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니까 등장인물, 특히 소년은 종말 앞에 선 인간인 셈이다. 죽음을 강요받는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연극은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이란 답 대신 '사랑을 향한 축제'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대산 대학문학상 희곡부문 대상작이며 문정연이 극본을 쓰고 최정운이 연출을 맡았다.

▶공연안내=~11월 16일까지/ 평일(토)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6시(월요일 공연 없음)/ 예전아트홀/ 일반 1만5천원 청소년 8천원(15세 이상)/ 010-2496-0888, 053-246-9598.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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