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상도 사투리 흥보가의 새맛

조경자 완창발표회 12일 수성아트피아

"아씨, 도련님 안녕하시지예. 근데 어쩐 일로 건너왔십니꺼. 다부로 댁으로 건너 가이소. 이애 마당쇠야 내가 여기까지 왔다가 어찌 형님을 안 뵙고 갈 수가 있겠노"-판소리 흥보가 아니리의 일부-

판소리 흥보가의 경상도 사투리 버전을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공연이 오는 12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경상도 판소리연구회가 소리꾼 조경자의 '흥보가 완창 발표회'를 계획, 투박하고 아기자기한 경상도 흥보가를 만들어 낸다. 이번 공연은 흥보가 사설 전체가 전라도 사투리가 아닌 경상도 사투리로 변경돼 진행된다. 토막소리가 아닌 흥보가 완창을 경상도 사투리로 바꿔 부르기는 처음이다. 경상도 판소리를 경상도 땅에서 경상도 관객들에게 경상도 소리로 들려주겠다는 의도 하에 기획됐다.

이인수 경상도사투리판소리연구회 회장은 "그동안 판소리를 어떻게 하면 잘 부를 수 있느냐는 것만 생각했지 누구를 위한 창이란 고민은 없었다"며 "어떻게 부를 것인가의 고민에서 무엇을 부를 것인가의 고민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판소리 정통성을 넘어 관객에게 친근한 판소리로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연에 나선 소리꾼 조경자씨 역시 판소리의 정통성에 대해 오랜 고민을 했다. 전라도 사투리 판소리에 익숙했던 조씨는 흥보가 사설을 고치면서 사설의 느낌과 분위기, 극의 몰입도가 완전히 변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청중을 위한 소리를 하자는 생각에 억세면서 구수한 느낌의 전라도 사투리를 투박하고 애교 가득한 경상도 사투리로 재탄생시켰다. 조씨는 "전라도 억양에 익숙해져 완창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역색을 가진 판소리를 해 보자는 도전 정신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9, 20일 오후 6시 30분 대구교육대에서는 경상도 판소리 특강이 열린다. 경상도 판소리를 직접 배워볼 수 있다. ▶공연안내=11월 12일 오후 7시/수성아트피아 무학홀/전석 2만 원/053)666-3300.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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