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인 대구2008- 이미지의 반란'전이 옛 전매청 별관 창고에서 열리고 있다.
2010년 개관 예정인 대구시립미술관과 함께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의 성격을 띤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조성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대구시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이다.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문화창조발전소를 발기하고 인적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며 대구시가 보여주는 관심과 의욕은 반갑기 그지없다.
몇 년 전 첨단 패션 도시를 표방하며 내놓았던, 대구시의 밀라노 프로젝트 보도를 접했던 날의 그 당혹스러움이 생각난다. 패션이 무엇이던가? 피폐해진 우리 몸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아니던가? 그 날개인 옷이 세계 무대로 날아오르려면 첫째 가볍고, 아름답고, 튼실해야 한다. 그런데 예술이 죽어 있는 도시, 예술가의 꿈이 홀대받고, 아직 제대로 된 미술관 하나 없는 대구의 문화적 무거움이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을는지 의문스러웠다.
미술관은 그냥 단순히 그림이나 보여주는 전시장이 아니다. 그곳은 전 장르의 시각 문화를 아우르며 태동하는 조형예술의 모태, 자궁과도 같다. 시립미술관은 그 지역 미감의 정체성을 찾아주고, 시민의 조형 감각을 발전시켜 한 도시의 아우라를 구축하기도 한다. 요즘 각 대학이나 기업체에서 평생교육원이나 문화센터를 개설하여 단편적인 예술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지만, 체계적인 예술 정보와 작품들이 수집, 정리되어있는 미술관이야말로 21세기 문화배움터의 중요한 요새인 것이다. 대구시는 지금까지 미술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두운 문화 행정을 펼쳐 왔었다. 21세기는 도시나 개인의 경쟁력이 곧 정보와 디자인에 달려있다고 누차 강조하면서도 말이다.
대구가 패션섬유산업도시로 나아가려면 시립미술관은 기본이고, 더 세부적인 전문성을 띤 소규모의 사설 미술관도 늘어나야 한다. 더불어 창의적인 상상력을 펼쳐낼 수 있도록 실력 있는 전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우리 지역으로 불러들일 창작발전소 같은 작업공간도 많이 만들어야한다.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추진위원회에서는 대구의 미술사와 현대미술관련 자료들을 조사하고, 교육프로그램, 대구미술 아카이브 구축, 창작 스튜디오 운영 등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미술인들은 의혹 속에서 뒤늦게 만들어지는 대구시립미술관의 방향성과 차별성, 예산은 확보되고 있는지, 소장품은 훌륭한지… 궁금해 한다.
시립미술관 개관 준비를 향한 대구시의 기획 전시 '이미지의 반란'전을 관람하며, 시문화예술정책 또한 환골탈태하는 '반란'을 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백미혜(화가·시인·대구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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