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무려 40㎏의 몸무게를 감량하고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여고생이 세상을 떠났다. 친구들은 그녀가 자살하기 전, 한달가량 악플 때문에 무척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서 일명 스타가 된 은지는 "지방흡입해서 살 뺀 거 아니냐" "너 같은 딸을 낳고 미역국을 먹었던 니 엄마가 창피하다" 등 험담과 욕설을 담은 악플에 시달렸다. 견디다 못한 은지는 결국 죽음을 택했다.
KBS2TV '추적 60분'은 10대 청소년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몬 악플, 그 실체를 들여다본 '악플에 빠진 아이들'을 5일 오후 11시 5분 방송한다.
정주영(23) 씨는 악플로 3년의 시간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19세 때 불량 휴대폰에 대한 시민운동을 주도하면서 언론에 사진이 공개된 것이 발단이었다. "여드름 난 돼지" "부모가 낳아놓고도 한숨 쉬었을 듯" 등 하루에도 수천개씩 올라오는 악플에 자신감도 잃고,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생겼다. 갓 들어갔던 대학마저 휴학해야만 했다. 그는 당시 자살할 생각으로 옥상까지 올라갔다.
아이들이 욕설을 퍼붓는 대상은 유명인뿐만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담죽모' '담저모'라고 불리는 카페들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담임선생님을 죽이고 싶은 모임' '담임선생님을 저주하는 모임'으로 불린다.
서울의 한 PC방, 초등학생들이 게임을 하면서 "씨×, ×나, 쌍×" 등의 거친 욕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선생님이나 친구들을 비방하던 언어와 다를 바 없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욕이 무슨 뜻인지도,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도 모른 채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욕설, 그 심각성을 취재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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