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인터뷰는 어렵다. 더욱이 그 대상이 시인이라면 더 힘들다. 그들은 까다롭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문 계간지인 '시인세계'에 조선일보 김광일 문화부장이 7년간 연재한 시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모은 것이다. 그는 틀에 박힌 인터뷰를 거부한 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시인들의 속살을 세밀화 그리듯 드러내 보인다. 무심한 질문으로 시인의 일상을 보여주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시인들을 아찔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고 싱싱하다. 시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 호기심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들이다.
저자가 인터뷰한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23명의 시인이다. 김춘수 시인을 비롯해 홍윤숙 김규동 김종길 김남조 이형기 고은 허만하 신경림 황동규 정진규 정현종 최하림 이근배 김종해 서정춘 김지하 강은교 문정희 이시영 최승호 이성복 함민복이다. 이 중 이형기 김춘수 시인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들의 일상이나 시의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본 독자라면 더 없이 유효하다. 시인의 삶과 고독이 균형감 있게 그려져있고 시인들의 시를 대하는 태도도 꼼꼼하게 담겨져있다. 읽다 보면 제목으로 '시보다 매혹적인 시인들' 보다는 '시보다 더 매혹적이고 싶어하는 시인들'이 더 어울릴 듯하다. 387쪽, 1만3천원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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