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푸른 그늘

문수영 지음/책만드는 집 펴냄

문수영 시인의 첫 시조집 '푸른 그늘'이 출간됐다. 문수영 시조의 형식적 특징은 현대시조와 현대시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데 있다. 시조이면서 정조와 시상의 흐름, 형식은 현대시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시조의 형식을 지켜 절제된 형태와 리듬을 유지한다.

'희망교' '보이스 피싱' '성묘' 등의 작품에서 보듯 문수영의 시조는 옛시조와 달리 도덕이나 이념 등 공식적인 관념을 그리기보다 일상적이고 개별적인 서정성을 띤다.

문수영의 시조에는 길이 많이 나온다. '먼길' '희망교' '봄, 우포' '입동' 등은 길을 상징으로 한 시인의 내면탐사로 볼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에 이르는 '먼 길'을 바라보는 눈길로 자연의 '아득한 길'을 바라본다. 자연에 길이 있듯, 인생에도 길이 있다. 그래서 문수영의 '길'은 자연과 사람을 굳이 구별 짓지 않는다. 9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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