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서문시장 주단가게 천순자씨

"어려울수록 화사한 한복…행복을 되찾을 수 있지요"

"고객의 입장에서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과 친절로 여러 색상과 디자인을 체형에 맞게 선별해주고 그 만족스러움에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노하우라고 볼 수 있어요."

바야흐로 가을 결혼시즌이다. 경기침체로 예전만 못하지만, 올가을 예비신랑신부들의 설렘과 분주함이 느껴지는 서문시장 1지구 2층에 자리한 한복 친절매장 한곳을 찾았다. 고향주단 천순자(47) 씨는 "행복을 드리고 싶다. 경제가 어렵다는 걸 서문시장의 경기를 통해 체감하다 보니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되도록이면 화사하게 입을 것을 권한다. 선호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골라 선보이면서도 고객의 입장에서 늘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특별한 날 말고도 일상에서 한복을 입는 자리는 많다. 서문시장에서는 저렴하고 알뜰한 가격으로 한복을 장만할 수 있다. 결혼예복의 경우 결혼을 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양가 20명 정도는 한복을 새로 장만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결혼당사자와 부모들만 단출하게 하다 보니 4, 5벌 정도로 알뜰하게 장만하는 추세. 수입이 4분의 1로 줄어든 만큼 힘든 것도 사실이다.

화사한 한복의 경우 단연 신부들의 눈을 끌어당긴다. 독특한 색상의 과감한 디자인의 경우 입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설렘이 묻어나는 신부가 된다.

감각적 디자인, 색상, 실용성을 가미한 개량한복들이 인기다. 과거에는 한복과 색상이 다른 저고리를 하나 더 했다면, 요즘은 한복에 배자가 많이 나간다. 신부 될 여성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 색깔, 맞춤바느질까지 고려해서 손님이 원하는 대로 맞춰준다고 한다.

고향주단은 신부한복의 경우도 웨딩드레스를 접목한 한복드레스를 제작하고 배자에도 각양각색의 무늬를 넣고 있다. 또 시어머니 한복과 친정어머니 한복에도 다양한 색상 및 무늬를 사용하는 등 전통적인 선과 색을 살림과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을 활용하고 있다. 천 사장은 "전천후 완벽시스템으로 현재 예비부부를 위한 한복 웨딩 촬영 시 고객 요구에 따라 당의와 한복드레스도 대여하고 있다"고 했다.

한복은 무대복장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어 명맥 유지가 되지만, 기성복에 밀려 찾는 이들이 제한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천 사장은 시간을 쪼개서라도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보태고자 인근 달성공원, 노숙자 급식배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봉사라고 하지만, 내 맘이 더 편안하다"는 그녀는 봉사와 나눔의 실천으로 2006년 봉사부문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기능성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한복. 천 사장은 한복을 편안하게 제대로 입는 법도 알려준다. 한복과 혼수이불까지 한자리에 준비돼 있어 알뜰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이곳, 가을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신랑신부라면 한번 들러봄직하다.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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