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이 어떠냐는 고향친구 불러와서
모닥불 가을이 남은 우이령 길 함께 갔다
엇갈려 타관인 날들 구김살을 펴가면서.
두다 만 바둑판 헛집도 같은 쓸쓸함을
잔술로나 씻어보는 객기는 아직 맞수
우리는 해묵은 가양주 그 빛으로 익고 있었다.
'人間(인간)'은 '사람(人)'이면서 '사람이 사는 세상'입니다. '사람 사이'의 그 '사이'에서 나 아닌 우리의 개념이 싹틉니다. 부부 사이/친구 사이/나라 사이에서 보듯 사이가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가 크고 작은 사회를 이루어갑니다.
한 뉘를 건너는 동안 사람들은 숱한 사이와 사이에 겹습니다. 엇갈린 타관에서 모처럼 만나는 옛벗. 온 산을 태우던 불길도 모닥불로 사위거늘, 북한산이면 어떻고 우이령이면 어떻습니까. 그저 마주 앉아 잔술이나 나누면 그만인 것을.
사람살이에서 생긴 구김살도 객기도 그 잔술로 씻어봅니다. 바둑판의 헛집 같은 쓸쓸함도 웬만큼은 가시겠지요. 사람 냄새 물씬한, 그러면서 마름질 잘된 언어의 피륙이 사소하다면 사소한 개인사를 실감나는 감동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묵은 술과 벗, 그리고 시.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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