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한국의 대미 수출 및 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경기 침체로 보호주의 압력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5일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는 오바마 당선이 단기적인 정치적 영향을 제외하면 한국의 주요 산업별로 미국 수출과 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경기침체 정도가 한국경제에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호주의 압력 거세질 듯
무역협회는 오바마 당선을 계기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보호주의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불황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의 반덤핑 제소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반덤핑 판정 건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당선자가 후보시절 보호주의적 색채를 드러냈고 2007년 중국 등 비시장경제국가가 수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환율을 조작할 경우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공정통화법을 발의한 만큼 환율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보다는 기존에 체결된 협정,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대한 이행을 강조하며, 협정 위반에 대해서는 WTO 제소 등을 통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IT '맑음'자동차·철강 '흐림'
에너지와 IT(정보기술) 부문의 전망이 밝은 반면 자동차와 철강은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IT, 전력기자재, 재생에너지 분야는 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과 산업지원이 늘어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관련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자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전미 지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었다. 통신케이블 업체들은 전력시설 확충에 따라 전력기자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 의회를 통과한 구제금융법안에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연장안이 포함돼 있어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시 정부가 바이오 에탄올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서 오바마 정부는 대형버스나 트럭에 주로 사용돼 공공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바이오 디젤에도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에 대해 강력한 지원정책을 수립함에 따라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미국 수출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빅3에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한국의 부품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철강과 섬유산업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외국산 제품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인식되는 산업이다. 이 분야의 보호무역 타깃은 중국산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우리나라 제품의 미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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