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공단 기업들 '초긴축 경영'…근로 형태도 변화

기업들이 살아남기 차원의 초긴축 경영에 들어가면서 종전보다 일을 더 많이 하거나 임금이 줄어드는 등 근로 형태에도 변화가 생겼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선부 원료공장 206명의 직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4조 3교대인 근무형태를 자발적으로 3조 3교대로 전환했다. 대형 화물선으로 수입해오는 철광석이나 유연탄 등 원료하역이 주업무인 이 공장 직원들은 얼마나 빠른 시간에 하역을 마치느냐에 따라 회사가 선사에 지불하는 운임이 하루에도 2억원 이상 차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배가 부두에 도착하면 모두 달려들어 하역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있다. 이들은 운임지출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자며 주당 하루씩 휴무일도 반납했다.

포항공단 내 다른 철강사의 생산라인 한 곳은 포스코 원료공장과는 반대로 주당 4일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이달부터 30% 감산에 들어가면서 쉬는 날을 하루 더 늘린 것. 이 회사 관계자는 "감산으로 인해 근무시간을 줄이다 보니 당분간 주 4일 근무제 시행이 불가피해졌다"며 "당연히 임금을 포함한 비용지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감산이 대세를 이루면서 생산직 근로자만의 특권처럼 비치던 휴일 특근과 평일 연장근로도 대부분 없어졌다. 이는 사실상 근로자들의 임금삭감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포항공단 업체 노무담당 간부들의 모임인 노무관리자협의회 관계자는 "하루 평균 2시간씩 연장근로가 보통이었는데 이것이 줄면 25%가량의 임금삭감 효과가 발생해 근로자들이 받는 경제적 타격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업체 경우 회사 안팎의 제품 야적장마저 포화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져 오는 10일 이후에는 감산이나 조업 단축 규모도 더 늘고, 근무시간 감소에 따른 근로자들의 임금소득 감소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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