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은 흔히 심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질병이다. 두 질환은 원인 균 자체가 다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과 같은 바이러스성과 일부 연쇄상구균이 원인 균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 한 종류에 의해 발병한다. 이런 이유로 감기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증상에 맞춰 그때그때 증상만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쓰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아만타딘 등 항바이러스 제제를 48시간 안에 쓰면 효과가 있다.
이 점에 착안해서 독감의 경우 그 해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해서 그에 맞는 항원을 개발, 예방 접종을 하면 70~90%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일선 병의원에서 주사하고 있는 독감백신은 이런 원리에서 만든 예방약인 셈.
백신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돌연변이가 심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해마다 조금씩 유전자타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독감백신은 전 세계에서 발병한 독감 바이러스를 분석, 올 겨울에 유행한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리해 낸 다음 이를 수정된 달걀에 주입, 필요한 항체를 얻고 이를 다시 정제해 백신을 만든다. 당연히 매년 다른 백신이 사용되기 때문에 해마다 독감백신을 맞아야 하며 지난해 사용한 백신은 올해 다시 사용할 수 없다. 또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정란이 이용되므로 달걀이나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독감백신을 맞아선 안 된다.
각각의 바이러스 표준 명명법은 인플루엔자형, 최초 분리장소, 분리순서, 분리년도로 명명되는데 일례로 인플루엔자A/시드니/5/97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시드니에서 처음 분리됐으며 분리된 순번이 5번째, 97년에 분리된 바이러스란 의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형은 A,B,C형이 있으며 A형은 다시 표면항원인 HA와 NA에 따라 아형이 달라진다.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성근 교수는 "실제로 올해 처음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는 지난 9월 부산의 한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4개월 된 여아로부터 발견됐으며 아형은 A(H3/N2)형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유행할 독감바이러스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행한 독감 중 스페인 독감(1918~20년)은 5억명이 감염돼 최소 4천만명이 사망했으며 홍콩독감(1968~69년)은 75만~100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독감의 유행주기는 1~3년 간격이며 세계적인 범유행주기는 10~15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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