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음악의 중심축인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이 본격적인 정체성 찾기에 나선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2일 '브람스와 낭만의 밤'이란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연다. 지난 달 21일 곽승 지휘자의 취임연주회가 축전서곡이었다면 이번 연주는 곽승의 음악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지휘자 곽승은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선택했다. 서정적이며 중후한 감성을 담고 있는 교향곡 1번은 브람스가 작곡하는 데만 21년이 걸린 대작이다. 탄탄한 구조와 형식미를 바탕으로 절제된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곡이다. 음색의 절묘한 대비와 질서정연한 오케스트라의 균형, 탁월한 형식미 등을 고루 갖춘 연주는 듣기 쉽지 않다. 곽승 연주가 기대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실제 곽승은 이 곡에 대해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 곡이다. 젊을 때 지휘했던 느낌과 사뭇 다르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번 연주에서 "브람스가 21년 간 심혈을 기울인 것에 부응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시향 단원들의 실력이 공개되는 연주이기도 하다. 2악장과 4악장 등에 악기 독주가 있어 탄탄한 앙상블 연주 위에 덧입혀질 독주가 관전포인트다.
곽승은 탄탄한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2관 편성을 기본으로 하되 악기별 엑스트라 연주자를 삽입, 총 90명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연주에 나선다.
한편 정기연주회 협연자론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나선다. 빈 국립음대와 파리 고등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김정원은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체코 필하모닉과 독일 뉘른베르크 심포니, 부다페스트 국립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피아노 신동의 이야기를 다룬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특별 출연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1번을 연주한다. ▶공연안내=12일 오후 7시 30분/대구시민회관 대공연장/1만~2만 원/053)606-6313~4.
대구시립합창단은 오는 27일 박영호 상임지휘자 취임 기념 음악회를 연다. '저 들녘에 피는 꽃'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평소 '대구문화만들기'를 고민해온 박영호 지휘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경북 선산 출신의 항일운동가 왕산 허위선생과 시일야방성대곡으로 나라 잃은 설움을 노래한 장지연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곡을 선보인다. 장지연 선생은 경북 상주출신이다.
총 13곡의 창작곡은 오페라를 대비해 만들어진 칸타타 형식의 곡이다. '뜻을 모아', '나라의 국모가 죽었다', '제1차 의병결의', '저 들녘에 피는 피' 등 일제 강점 하 민족의 아픔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작곡엔 뮤지컬작곡가 송시현, 대본엔 연출가 최현묵씨가 맡았으며 박영호 지휘자의 재해석이 돋보인다. 이번 공연에 대해 박 지휘자는"대구문화엔 민족의 역사성이 고스란히 녹아있지만 이를 대표할 음악이 없었다"며 대구문화만들기 일환으로 공연을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공연안내=27일 오후 7시 30분/대구시민회관 대극장/전석 1만 원/053)606-6315.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