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두기봉(54) 감독은 액션장르의 대가다.
'천장지구' 1, 2, 3편과 '지존무상 3' 등으로 흥행감독이 됐으며, '동방삼협' 시리즈는 세계적인 컬트영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암전' '미션' 등과 최근 개봉된 '매드 디텍티브'까지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의 누아르 액션을 고수하고 있는 감독이다.
10일 오전 1시 KBS1 TV '명화극장'에서 방영되는 '대사건'(2004년·비디오출시명 '네이키드 캅')은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시체스-카탈노냐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긴급 속보'란 뜻의 영어제목 'Breaking News'처럼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미디어를 이용한 전쟁을 다룬 액션물이다.
갱과 경찰 사이에 텔레비전 뉴스를 끼워놓은 미디어 전쟁의 외양을 띠지만, 실은 홍콩 갱스터물의 면모를 쇄신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장르 영화다.
얀 일당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 중이던 홍콩 경시청의 청 반장과 경찰들은 시내 한복판에서 시가전을 벌이게 된다. 시가전은 인근 교통사고 현장에까지 이르게 되고 결국 사고현장에서 교통사고를 취재 중이던 방송기자들에 의해 얀 일당의 총구 앞에서 겁에 질린 모습으로 목숨을 구걸하는 경찰의 모습이 잡힌다.
마치 홍콩 경찰의 나약한 모습을 대변하듯 TV에 긴급뉴스화되어 시민들의 불신을 사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건의 부지휘관으로 투입된 검사관 레베카 퐁. 그녀는 이번 사건이 홍콩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라는 하나의 대사건으로 전개된 것에 오히려 힌트를 얻어 문제 해결을 위해 방송을 역이용하게 된다. 그것은 레베카 퐁 자신이 생방송 TV 긴급뉴스의 연출자가 되는 것이었다. 퐁은 방송을 진행해 나가면서 결국 한 아파트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얀 일당과 심리전을 펼쳐가게 된다.
역시 영화의 볼거리는 액션이다. 고층건물이 즐비한 홍콩 도심에서 할리우드 '다이하드'나 '히트'와 같은 총격전을 펼친다. 갱들이 잠입해 들어간 아파트를 경찰과 미디어가 에워싸고 숨바꼭질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재미가 펼쳐진다. 특히 영화 첫 장면에서 거리와 건물 내부를 누비며 무려 5분 동안 이어지는 롱테이크 액션 장면은 일품이다.
홍콩영화에서 보여지듯 다소 과장되고 만화적인 장면도 엿보이지만, 첫 장면 하나로 충분히 제값을 하는 영화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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