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양한 볼거리, 뛰어난 작품성…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40일 간의 순항을 마치고 8일 폐막했다. 올해 축제에선 대작 오페라 6편과 발레, 브런치 오페라 등 특별공연 4편을 통해 총 1만5천15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페라 저변확대와 신인 성악가 발굴, 오페라 마니아층 흡수 등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잘 꾸려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다양한 볼거리, 뛰어난 작품성

올해 축제의 압권은 개막작 '토스카'였다.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과 푸치니 페스티벌 재단의 제작진을 초청, 한국과 이탈리아 합작으로 만든 토스카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오페라 전문가들의 탄탄한 제작기반 위에 한국 베테랑 성악가들이 합세, 한국 오페라의 작품성을 높였다. 특히 라 스칼라 극장 주역인 테너 이정원은 풍성한 고음역과 감미로운 음색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명원 역시 세계정상급 바리톤 실력을 발휘했다.

시립오페라단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와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은 입소문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드러냈다. 일부 소프라노는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천생연분은 8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와 달리 콘텐츠 부족으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뮤지컬에 뒤지지 않는 무대제작시스템은 찬사를 받았지만 극적 몰입도가 떨어져 관객의 호응을 얻어내진 못했다. 관객 점유율 역시 46%로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독일 다름슈타트극장의 '아폴로와 히아친투스+첫째 계명의 의무'와 뉴서울 오페라단의 '춘향전', 영남오페라단의 '신데렐라'는 오페라 축제 격에 어울리며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족 오페라 신데렐라는 '오페라도 재밌다'라는 관객들의 평을 이끌어내며 오페라 저변확대에 기여했다.

▶약진하는 대구 성악가

올해 오페라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성과는 지역 성악계의 발전 가능성이다. 개막작인 토스카의 주역인 손현진은 강인하면서 열정적인 '토스카'로 분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오케스트라에 밀리지 않는 탄탄한 벨칸토 창법으로 3시간의 극을 무난히 이끌어냈다. '토스카'에서 성당지기로 나온 바리톤 왕의창과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의 오승용, 뉴서울오페라단 '춘향전'의 김승철 등도 대구지역 성악가의 저력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다.

기존 실력파 성악가와 달리 영남오페라단의'신데렐라' 강연희는 이번 축제의 숨은 진주였다. 울산시립합창단 단원인 그는 롯시니 특유의 기교를 메조소프라노 발성법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신데렐라로 소화해냈다. 대구시 기초예술진흥기금을 받으며 신인발굴이라는 과제를 부여받은 영남오페라단이 이룩한 쾌거였다.

▶"국제축제 아닌 대구축제" 지적도

하지만 국제오페라축제가 아닌 대구오페라축제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회당 유료판매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구지역작품에 관객들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최정상급 배우들을 기용,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개막작 토스카의 첫째 날 공연 유료판매율은 43%로 이튿날 대구 성악가들이 출연했던 공연 60%에 비해 17%포인트나 뒤진 성적을 기록했다.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역색과 작품성을 넘어 대중성을 인정받은 뉴서울오페라단의 춘향전과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각각 76%, 72%의 유료판매율을 기록, 축제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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