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여년 동안 세상의 모든 단체들과 기업들은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서구의 인구는 1천400년 이후 매년 증가해 왔다. 특히, 1700년 이후부터는 그 증가율이 급속하게 빨라졌다. 이 현상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상당 기간 지속됐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의 모든 단체와 기업들의 전략은 인구감소, 특히 전체 인구 중에 젊은 인구가 감소하는 전혀 다른 시각에 무게와 기초를 두고 있다. 현재의 인구구조 변화는 젊은 인구의 감소와 은퇴 연령을 넘긴 인구의 증가에 따른 전체 인구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이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 그리고 총인구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베이비 부머'(세계 2차대전 후 태어난 1945∼1964년생)들의 고령화에 따라 인구 구성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투자자에게 커다란 위협일까, 또 하나의 기회일까.
우리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서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먼저 인구 고령화를 위협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인구 고령화는 경제의 후퇴, 노인 복지 비용 증가에 따른 정부 재정 고갈,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렇다고 위협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실버산업 투자를 빼고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반면 고령화는 커다란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구 구성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가 경제력이 왕성한 연령대에 진입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등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와 함께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고령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40, 50대의 증가는 자산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화시킬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자산시장의 미래는 베이비 붐 세대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우리나라 베이비 부머들은 2008년 현재 35∼51세의 연령대에 포진해 있다. 10년이 지나면 이들은 45∼61세가 된다. 즉, 자산시장에 구매력이 가장 왕성한 연령층인 40, 50대의 비중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인구 구조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자산시장의 확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자산시장은 앞으로 10∼20년 정도 급속히 성장할 것이다. 그와 함께 질적인 성장도 동반 상승하게 되고, 금융자산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기대수익률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금융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에 우리도 아시아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서울의 주요 빌딩들이 외국인의 투자 대상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중국 등 해외에 투자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결국 너무 먼 미래의 고령화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나타나는 변화의 모습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수십 년간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자산시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이때 경쟁력을 키워놓으면 우리는 아시아 시장에서 많은 과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중국과 인도의 자본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적절히 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더 먼 미래에 닥쳐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상만(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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