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북쪽에 있는 죽변고 수험생들은 해마다 수능 때만 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울진군에는 시험장이 없어 학교 측은 시험 전날(예비소집일)에 버스를 빌려 포항의 시험장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갔다가 아예 인근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시험 당일에 가기엔 3시간 이상 걸리다 보니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험 숙박'이 필수였다. 신승배 교사는 "학생들이 잠자리가 바뀌어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데다 음식도 도시락을 주문해 먹다 보니 부실하기 그지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수능에선 이런 불편함이 없어진다. 울진고에 시험장이 마련돼 학생들이 집에서 출발, 1시간 내로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경북의 군(郡)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울진에 수능시험장이 설치돼 울진군 학생 331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경북도교육청은 경북의 넓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포항과 구미 등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시험장을 설치해왔다. 도교육청은 2003년에 영천시 2개교, 2004년 문경시 2개교에 추가로 시험장을 설치했고 올해는 울진군에도 1곳의 시험장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경북에는 올해 총 8개 지구 61개교에 시험장이 설치돼 수능생들은 최대 2시간 안에 시험장 도착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양군·의성군·청송군·군위군 수험생은 안동에서, 봉화군·예천군 수험생은 영주에서 시험을 치르는 불편함이 남아 있다.
당초 도교육청은 울릉군에도 시험장 설치를 고려했으나 시험지 운송에 어려움이 많아 포기했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서순화 장학사는 "울릉도의 경우 대상 학생이 적은데다 기상이 좋지 않을 경우 시험지 운송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 시험장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올해도 울릉군 수험생들은 포항으로 나와 시험을 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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