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투자 전면 허용 조치에 대해 각 지역의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반대는 정치 논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갈등'이 조기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한·일·영 3개 신문사와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면 안된다"며 "정치 논리로 가면 100년 만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어찌 대처하느냐에 따라 세계적 위치가 달라질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수도권 규제 완화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정책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지방을 희생시켜서 수도권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규제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지방을 더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 대통령은 ▷시·도지사에게 '선도 산업으로 뭐가 중요하냐'고 물어서 밀어주겠다고 먼저 발표한 점과 ▷경제 살리기 예산의 90%가 지방에 투자되는 점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각 지방에 여러 가지 인프라를 더 빨리 건설해줘서 수도권과 같은 경쟁력을 가진 기반을 만들어주려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지방 경제의 체질을 바꿔 놓겠다. 수도권과 같은 경쟁력을 가진 특화지역이 전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수의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수도권 투자 전면 허용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를 지방민은 절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이 대통령이 각 지역의 반발을 정치 논리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연말 연초 개각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오면 새로운 정치 방안을 내놓곤 했었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을 계기로 새로운 것을 내놓고 그런 것보다는 꾸준히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국면 전환용 개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동관 청와대대변인도 10일 브리핑에서 개각설과 관련, "어떤 특정한 시점에 국면 전환을 위해서 혹은 깜짝쇼를 하듯이 개각을 하거나 인사 문제를 활용하는 것은 이른바 과거식의 정치"라며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 맞지 않다. 인사 요인이 있으면 그때 그때 하면 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라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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