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국회에 제출한 24개 공기업의 결산서를 보면 지난해 공기업 부채는 2006년보다 19조 원이 늘어난 138조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07%로 사상 처음 100%를 넘어섰다. 민간기업 평균(1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민간 기업은 체질 개선을 통해 부채 비율을 계속 낮춰왔으나 공기업의 부채 비율은 지난 2004년 85.2%에서 5년째 내리 올랐다. 막대한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공기업이 '신의 직장'이라는 豪奢(호사)를 누리면서 체질 개선은 않고 빚만 잔뜩 늘린 것이다.
공기업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은 다 안다.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다 방만경영, 각종 비리가 겹쳐 시도 때도 없이 국민들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21조6천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한전만 보더라도 지난해 21억 원을 접대비로 펑펑 썼다. 저축 성격인 개인연금을 회사 돈으로 지원하다 감사원에 적발됐으면서도 10년째 이를 고치지 않은 곳이 한전이다.
정부는 해마다 20조 원 이상의 돈을 공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데 1조2천억 원의 추경예산을 들였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장사를 하던 시기는 지났다. 스스로 부채를 줄이고 경영합리화를 외면한 채 적자가 났다고 해서 예산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올해는 국제 경기 침체로 각종 경영지표가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방만경영을 고치지 않는 공기업은 미래가 없다. 정부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지원보다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우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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