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 앤 후] KT&G 별관에 쏟아진 찬사

'런던의 데이트 모던 미술관 같습니다. 짱입니다.'

'대구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아트인 대구 2008:이미지의 반란전'을 찾은 이들은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KT&G별관(구 대구연초제조창)에 서서 흥분했다. 공장의 골격이 그대로 노출돼 층고가 높고 벽이 넓을 뿐 아니라 공장의 자연스러운 구조물이 또 다른 설치작품 같은 풍경을 연출하자 관람객들은 공간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색다른 전시회를 즐겼다.

대구연초제조창의 문화공간 변신을 보여주는 첫 전시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 이 행사는 색다른 공간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줄을 이었다. 주최 측도 기대 이상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접근성도 쉽지 않고 더구나 골목 안쪽에 있어 행사장을 찾기조차 쉽지 않았지만 하루 1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행사 막바지로 갈수록 오히려 관람객이 늘어났다.

전시회에 참여한 서양화가 이명미씨는 "건물자체가 주는 무게감과 역사성 때문에 작품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며 골격은 그대로 살리고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하면 북경의 다산쯔보다 더 뛰어난 미술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를 총감독한 장미진 미술평론가는 "엘리베이터가 넓어 자동차까지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 500호 이상의 작품도 전시할 수 있고 바닥과 천장을 이용한 작업도 가능하다. 각 장르가 어우러질 토털아트도 충분하다"며 장소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전시회는 1, 2층에서 열리지만 5층 전층을 사용할 경우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술인들의 흥분과는 달리 대구연초제조창의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접근성이 쉽지 않다는 점 ▷국비지원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점 ▷주상복합건물 건립을 추진 중인 담배인삼공사 측의 태도 ▷어수선한 주변환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KT&G건물이 제대로 된 '대구문화창조발전소'로 굴러가자면 모두가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이익에 눈멀고 귀멀면 그 순간 이곳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14일에는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세미나가 열린다. 또 대구시는 내년 초 있을 리모델링을 위해 국제공모를 실시한다.

김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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