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의 도로변에 주차된 박모씨의 승용차 유리창을 깨고 7억여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콜롬비아 국적의 3인조 절도단 사건(본지 12일자 6면 보도)을 두고 경찰이 '미스터리' 풀기에 나섰다.
외국인 용의자들이 승용차에 귀금속이 실린 것을 어떻게 알고 범행에 나섰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은 것. 피해자 박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7일 울산에서 국도를 이용해 거래처인 흥해까지 왔으나 용의자들은 경주시내에서부터 박씨 차량을 미행한 것으로 도로 CCTV에 판독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북부서 김용철 형사 4팀장은 "통역 1명을 통해 의문점들을 추궁하고 있지만 엉뚱한 말로 범행을 부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범행 동기와 피해품 회수, 여죄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용의자들은 훔친 금과 보석 일부를 콜롬비아 가족들에게 소포로 우송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용의자 3명 중 H씨 등 2명이 범행 5일 만인 지난달 22일 서울 남영동 우체국에 나타나 훔친 3천여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인형 속에 넣고 인형을 다시 오토바이 헬멧에 넣어 콜롬비아에 있는 H씨 동생에게 소포로 발송을 한 것.
경찰은 그러나 범행 당일 차량 검문으로 검거한 용의자 J씨의 휴대폰 통화 조회를 통해 남영동 우체국과 통화한 사실과 우체국에서 콜롬비아인이 발송한 소포가 인천세관으로 보내진 것을 알아내고 세관의 협조를 받아 도난당한 귀금속을 압류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용의자 2명은 지난 10일 남영동 우체국을 찾아가 "소포가 콜롬비아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항의하다 우체국 직원의 연락을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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