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힌 중소기업 대출 뚫는 법, 뭐가 있나?

"보증서 소액 여러장이 유리…세력 약한 他지방 은행 노크"

시중 은행들이 금고문을 걸어 잠그면서 자금난에 내몰린 중소기업(본지 12일자 1면, 13일자 3면 보도)들이 '돈을 빌리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11일 포항시에서 상공회의소 등 업체대표와 각 금융기관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돈 빌리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업체 대표들에게 은행지점장 등은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다.

◆보증서를 작게 쪼개라=자금확보와 관련해 업체들이 겪고 있는 대표적 어려움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제출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해 은행 지점장들은 "현재 자금 여건상 1억원 이상 대출은 지점장 선에서 처리하기 어려운데 3억, 5억원 짜리 보증서를 받아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해법은 '큰 것' 한 장보다 1억원 이하의 소액 보증서를 여러 장 발급받아 거래 금융점포 수를 늘리는 것이다.

◆지방은행 두드려라=간담회에서 점포망이 많고 지역에서 중추적인 기능을 하는 은행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은행에서는 "우리는 여력이 있다. 조건만 맞으면 대출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관계자가 "기본적인 조건만 갖추면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한 것. 한 은행 지점장은 "사실상 적지(敵地)에 나와 있는 지방은행의 경우 본점이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력의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자치단체·경제단체를 활용하라=포항시는 최근 '기업애로 신고창구'를 개설했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찾아오면 가능한 범위에서 도와주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금융기관을 겨냥하고 있다. 갑작스런 대출중단이나 자금회수 등의 사례가 접수되면 시에서 직·간접으로 나서거나 압박하겠다는 의도이다. 상의도 이런 사례가 있으면 기업의 편에서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정당성이 결여된 대출이나 연장중단을 했다가는 본점의 이미지 추락도 각오해야 할 판"이라며 "일단 소액대출은 늘리겠다는 뜻을 본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시 김순태 경제산업국장은 "총체적 위기상황인 탓에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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