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단계 사기 안 당하려면?

고수익을 미끼로 한 금융 피라미드의 유혹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금융 피라미드 업체들은 사업자 등록, 법인 설립 등 대외적으로는 합법적인 모습을 띤다. 벤처 투자나 기획부동산 사기, 각종 의료기기, 침대, 자판기 임대 등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유사수신'과 '익명조합'을 구분하는 일이다. 익명조합은 일종의 동업계약으로 사업자는 자금을 모아 사업을 하고 투자자는 출자를 해 수익을 나눠갖는 형태다. 이때 A는 영업자이고 나머지 B와 C는 익명조합원이 된다. 익명조합은 사적인 계약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합법적이며 법적인 제재가 없다.

그러나 원금과 수익을 약정한다면 '유사수신'에 해당한다. 익명조합은 '실적배당'을 하기 때문에 수익이나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아니면서 고수익을 확정, 보장하고 투자를 유도한다면 유사수신으로 의심해야 한다. 금융 피라미드 업체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어떤 공문이나 계약서에도 원금과 수익을 약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임원이나 다른 상위 투자자를 통해 확정된 수익을 주는 것처럼 소문을 낸다.

이번에 문제가 된 (주)BMC처럼 역렌탈을 가장한 업체의 경우 자신의 이름으로 구입한 기기가 어디에 임대돼서 운영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역렌탈을 가장한 피라미드업체들은 투자계약서와 상품계약서를 형식적으로만 주고 받거나 그마저도 없이 통장으로 입·출금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역렌탈이란 안마기, 자판기 같은 렌탈이 가능한 제품을 계약자에게 구입하게 하고 기계를 업체에 임대해 주어 그 수익금을 배당하는 사업이다. 진짜 렌탈업체의 경우 단순히 기기만 들이는 것이 아니라 유지·보수 등 관리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 같은 비용 지출 없이 임대 수입만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재투자를 지나치게 권유할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목돈을 받아 푼돈으로 내주면서 배당금은 물론 원금까지 다시 투자하라고 한다면 금융 피라미드일 가능성이 크다. 경찰관계자는 "쉽게 돈만 넣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식의 논리에 절대 현혹돼서는 안된다"며 "금융 피라미드 업체는 원금이 회수되는 기간을 길게 잡는 식으로 배당금을 내준 뒤 어느 정도 회사에 돈이 모이면 '전산 오류' 등을 핑계로 배당금 지급을 미룬 뒤 달아나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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