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소득층 '따뜻한 겨울'…복지 쿠폰 늘려

지난달 20일 주민자치센터에서 연탄쿠폰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 김옥분(가명·65·여)씨는 "올해 연탄 걱정을 덜었다"며 웃어보였다. 김씨네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필요한 연탄은 300장 정도. 연탄값이 최근에는 한 장당 최고 420원까지 올라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 컸었다. 김씨는 "매월 2만원의 에너지 보조금으로는 전기장판 전기세밖에 안 됐지만, 연탄쿠폰으로 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복지 쿠폰이 활성화되고 있다. 부쩍 오른 난방비가 부담이 되는 가정에 연탄과 바꿀 수 있는 쿠폰이 주어지고,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학생, 결식을 걱정해야 하는 아동들에게는 수강증과 쿠폰이 지원되고 있다.

먼저 지식경제부가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연탄 쿠폰제'는 저소득층 가정의 겨울나기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올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홀몸노인 등 2천300여가구가 가구당 7만7천원의 정부예산을 통해 연탄쿠폰제의 혜택을 받게 됐다. 쿠폰 1장으로 100장 가까운 연탄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14일 기초자치단체에 쿠폰을 내려보냈고, 구·군에서는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지난달 20일쯤 해당 가구에 일제히 배포했다. 구청 관계자는 "연탄 저장공간이 좁기 때문에 3만8천원권, 3만9천원권 두 장의 쿠폰을 주고 있다"며 "받는 분들이 너무 좋아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자유수강권'을 예년에 비해 크게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초·중·고교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예산은 지난해 48억7천여만원에서 올해는 65억1천만원으로 늘었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은 방학기간을 포함해 초등 방과후 보육 프로그램, 특기·적성 계발 프로그램, 교과프로그램 등의 수강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자유수강권 활용 범위가 좁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는 지역 연계 기관에서 개설 운영되는 각종 프로그램까지 선택 수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저소득 가정 자녀를 위한 급식 쿠폰을 배부한다. 1만5천여명에 34억여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억원이 증액됐다.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뿐 아니라 차상위계층, 한부모·조손가정 등이 포함된다. 1일 3천원짜리 1장씩 배부되며 쿠폰으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주·부식 재료를 직접 공급받을 수 있다. 시 저출산고령사회과 담당자는 "예전에는 아이들이 부끄러워 쿠폰을 받고도 음식점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배달을 많이 선호해 이런 문제가 해소된 것 같다"고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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