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 전문회사 '이지샘'의 박원희(44) 대표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비서였다.
대구 신명여고와 대구가톨릭대(당시 효성여대)를 졸업하고 지난 15대 국회때 박 전 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재임할 때 '의장실 왕언니'로 불리기도 한 그녀는 2000년 국회를 떠난 뒤 5년여만에 통역가와 번역가 300여명을 거느린 통·번역회사 사장으로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그녀가 이렇게 변신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따랐다. 국회의장 비서로 근무했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습득할 여유가 별로 없었던데다 의장실이란 온실 속에 있었던 탓에 타인과의 경쟁에서도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00년 5월 박 전 의장이 정계은퇴를 하자 함께 국회 밖으로 나온 그녀는 '뭘 하고 먹고 살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 평소 관심있었던 어학공부를 위해 중앙대 일본어학원 전문가과정에 들어가면서 변신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녀는 "일본어 전문가 과정 수료이후 일본번역회사 한국지사를 맡아 운영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 일이 좋아서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5년 1월 여의도에 '이지샘'이라는 통·번역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엔 자본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대학생과 함께 각종 행사 홍보물 번역을 주로 했지만 지금은 전문 번역가들과 함께 일본 삿포로 축제 팸플릿, 국내 각종 축제 홍보물, 각종 국제 컨퍼런스와 엑스포 등 굵직한 일들을 맡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회사가 많이 커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녀는 박 전 의장에 관한 에피소드 한 토막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식가였던 박 전 의장이 점심에 앞서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전날의 식사메뉴를 참고로 추천메뉴를 짜기 시작한 것이다. 전날 일식과 중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에는 양식이나 한식메뉴 중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수소문해서 추천하는 식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 호출이 있으면 점심 메뉴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녀는 2, 3곳의 맛집을 소개했고, 박 전 의장은 '직접 가봤느냐. 맛은 어떠냐'고 꼬치꼬치 되물었다. 그래서 그녀는 박 전 의장의 식성을 맞추기 위해 의장실 식구들과 함께 '사전답사'를 가는 음식기행을 자주 했다고 털어놓았다.
박 대표는 본업인 통·번역 일 외에도 유명 영화인, 방송인, 음악인 등 문화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삶의 활력소도 찾고 있다. 그녀는 마당발 인맥을 갖고 있지만 아직 '싱글'이다. 그녀는 회사를 키우는 일 못지않게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