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예산처 "SOC예산 늘려도 경기회복 어렵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지방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확충 등을 골자로 한 4조6천억원 규모의 한 수정예산안을 제출했으나 당초 목표대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4일 '2009년도 수정예산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수정예산안을 통해 확대되는 재정지출이 경기회복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편성된 예산이 연내(2009 회계연도)에 모두 집행되어야 한다"면서 "연내집행 여부가 불투명한 사업에 적잖은 예산을 반영하는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내(2009년 회계연도) 집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SOC사업은 ▷호남고속철도건설 ▷충주-제천, 울산-포항간 고속국도건설 ▷포항-삼척간 철도건설 ▷울산-포항간 복선전철 ▷서울지하철 9호선(2단계) ▷대구지하철 2호선 연장 ▷노후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 등이다.

고속도로 건설의 경우 기본설계에 1년6개월, 실시설계에 2년 정도가 소요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실시설계비와 용지비 및 공사비를 동시에 편성한 것은 무리한 예산편성으로 보인다. 울산-포항간 고속도로건설 사업은 당초 2009년 예산안에 실시설계비만 130억원 편성됐으나 수정안에서는 용지비와 공사비가 400억원이 추가계상됐다. 내년도에 집행하지도 못할 예산을 편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호남고속철도 건설 예산도 당초 900억원이었으나 수정안에서는 1400억원으로 500억원을 증액시켰다. 이는 올 예산 대비 98.3%나 늘어난 규모다. 국토해양부는 이를 호남고속철도사업의 본격 착공 예산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예산집행률이 7.6%에서 54.3%에 불과, 연례적으로 대규모 이월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실시설계가 내년 8월 완료될 예정이어서 실시설계후 관계기관과의 협의와 실시설계 승인, 인허가 보상협의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도 수정예산안의 연내집행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포항-삼척간 철도건설사업도 용지매수를 위한 행정절차 소요로 2008년 집행실적이 48.2%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855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울산-포항간 복선전철사업(600억원)도 집단민원과 민속마을 문화재 협의 및 노선검토 등의 문제로 사업추진이 부진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집행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예산안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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