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미군 戰力 조정으로 안보공백 없어야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AH-64D) 1개 대대 20여 대가 내년 3월 중 철수한다고 한'미 군 당국이 발표했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으로 현재 2개 대대가 한국에 배치돼 있다. 이번 조치로 그 절반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셈인데 주한미군의 전력배치 조정이 가시화된 것이다.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 방침에 따라 전 세계 미군 전력을 수시로 조정'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정에 대해 한'미 당국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조율했다'고 밝혔다. 제한된 전력을 운용중인 미군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로 인한 전력 공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육상전의 핵심이라 할 아파치 헬기의 부분 철수는 대북 억지력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한미연합사 창설 30주년 세미나에서 "주한미군의 전력과 한국군 능력, 적의 능력에 따라 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주한미군의 다른 전력도 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주한미군이 현재 보유한 전력과 최소한 같은 수준의 능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단서는 달려 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빈번한 주한미군의 전력 배치 조정으로 발생할 전력 공백이다.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앞둔 시점에서 미군의 전력 배치 조정은 한반도 안보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보완전력 전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배제하기 힘들다. 주한미군 전력 조정에 따라 우리 안보의 틀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주한미군 전력 조정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한국군의 독자적 전력 증강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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